애플이 '자체 모뎀 칩' 개발에 실패한 까닭은?

애플 최고경영자 팀 쿡. 연합뉴스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이 수조 원을 투자한 통신 모뎀(통신용)칩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애플이 최근 공개한 아이폰15 시리즈에 자체 개발중인 모뎀칩이 빠져있다"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올해부터 애플이 자체 개발한 모뎀 칩을 탑재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었다. 
 
애플은 그동안 모뎀 칩을 공급받았던 퀄컴에 대한 의존성을 줄이고 생산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자체 개발 모뎀 칩에 대대적인 투자를 쏟아부은 상황이었다. 
 
실제로 애플은 지난 2018년 팀 쿡 최고경영자(CEO)의 지시로 아이폰을 무선 통신업체에 연결하는 부품인 모뎀 칩을 설계·제작하기로 하고 수천 명의 엔지니어를 고용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결과물을 내놓지 못한 것이다. 
 
애플은 퀄컴으로부터 해당 칩을 공급받아 왔으나, 2017년부터 퀄컴의 과도한 로열티 요구 문제와 양사간 특허 침해 등으로 소송과 맞소송을 벌였다. 
 
결국 양측은 지난 2019년에 소송 문제를 일단락했지만, 문제는 모뎀 칩 공급 계약만료가 다가온 것이다. 
 
이에 애플은 최근 퀄컴측에 2026년까지 모뎀 칩을 계속 구매하겠다는 계약을 맺었다. 이에따라 일각에서 애플의 자체 개발 모뎀 칩이 2025년 말까지 생산되지 않을 것이란 예측도 나오는 실정이다. 
 
애플의 자체 개발 모뎀 칩은 지난해 말 테스트 결과 칩의 처리 속도가 너무 느리고 쉽게 과열되는데다, 회로 기판이 아이폰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커서 상용화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애플의 전직 엔지니어와 임원 등을 인용해, 모뎀 칩 완성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대부분 애플 내부에 있었다고 전했다. 
 
기술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내부에서 칩을 구매하지 않고 설계·개발하는 것이 현명한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갈렸다는 것이다. 
 
또한 일부 관리자의 경우 자체 모뎀 칩 개발의 지연이나 차질에 대한 나쁜 소식을 알리는 것을 막았고, 이는 비현실적인 목표와 기한 초과로 이어졌다.
 
2018년 애플을 떠난 제이딥 라나데 전직 무선 담당 이사는 WSJ에 "애플이 지구상에서 가장 좋은 칩을 만든다고 해서 모뎀도 잘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은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애플의 현재 모뎀 칩 개발 상황을 모른다는 전직 퀄컴 임원 써지 윌레네거는 "이같은 애플의 지연은 모뎀 칩 개발의 복잡성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WSJ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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