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됐습니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민주당 내부도 당황스러운 분위긴데요. 오늘 급박하게 돌아갔던 본회의 상황 짚어보겠습니다. 백담 기자.
[기자]
네 국회입니다.
[앵커]
결국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됐어요.
[기자]
네. 오늘 본회의에서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투표에 부친 결과, 재석의원 295명 중 149명 찬성, 136명 반대, 기권 6표, 무표 4표로 결국 가결됐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결과에 민주당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오늘까지 22일째 단식 중인데 장기화되면서 당내 동정여론이 커졌고 검찰의 수사가 '부당한 정치 탄압'이라는 여론도 표결을 앞두고 강하게 번졌습니다. 그 때문에 친명계를 중심으로 '노심초사'하지만 '부결'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는데, 이를 뒤집고 결국 가결된 겁니다.
[앵커]
당은 마지막까지 의원들 설득에 주력했다고요.
[기자]
네. 박주민 의원은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마지막 설득에 나섰습니다. 박 의원은 "윤석열 검찰은 지금 법치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법치를 파괴하고 있다"며 "부결에 투표하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했습니다. 잠시 들어보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
"누구 1명을 위해서 지금 이렇게 하자고 말씀드리는 게 아닙니다. 민주주의가 질식하고 있고 정치의 산실이 되어야 할 국회가 검찰에 의해 짓눌리고 있다. 이런 상황을 종결시키지 않고서는 정치가 회복될 수 없고…"
이어 한동훈 법무부장관 체포동의요청 이유를 설명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피의사실 공표'라고 고성으로 항의하면서 한 장관과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들어보시죠.
[한동훈 법무부장관]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서 민주당 의원들께서 이 사안 자체가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고 계시기 때문에 저는 국민들 앞에서 설명할 이유가 있는 겁니다. 이 부분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듣기가 싫으시다면 그것은 내용을 알지 못하고 그냥 판단하겠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앵커]
결국 당에서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왔는데, 가장 큰 원인으로 짚이는 것은 무엇으로 보이나요.
[기자]
네. 먼저 어제 이재명 대표가 페이스북을 통해 밝힌 입장문이 패착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 대표는 표결 전날이죠, 어제 입장문을 내고 "명백히 불법 부당한 이번 체포동의안의 가결은 정치 검찰의 공작 수사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며 "검찰 독재의 폭주 기관차를 국회 앞에서 멈춰 세워달라, 위기에 처한 헌법 질서와 민주주의를 지켜달라"며 부결을 호소했습니다.
당을 향해 사실상 부결을 호소한 건데, 이를 두고 지난 6월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본인이 직접 어겼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입장문 발표 이후로 당내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 사이에서도 '단식'과 '대정부 투쟁'의 취지가 퇴색됐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역풍이 부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도 당 안팎에서 나왔습니다.
[앵커]
오늘 이재명 대표는 체포동의안 표결에 대해 따로 입장을 밝혔나요?
[기자]
이재명 대표가 표결에 앞서 본회의장에 나온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요, 결국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오늘 본회의에선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서 이 대표의 신상 발언은 따로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표결을 앞두고 이 대표의 메시지도 따로 나오진 않았습니다.
[앵커]
오늘 오전 박광온 원내대표가 이재명 대표를 만났지요. 표결 앞두고 어떤 이야기를 나눴었나요
[기자]
네 박광온 원내대표는 표결 직전인 오전 10시 30분쯤 이 대표가 입원 중인 녹색병원을 방문해 단식을 중단할 것을 다시 한번 설득했습니다. 특히 이날 면담에서 "이재명 대표는 박광온 원내대표와 만나 "편향적 당 운영을 할 의사나 계획이 전혀 없다"면서도 "앞으로 다양한 의견을 모아내고 의원들 통합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대표와 지도부 다 함께 마음 모아서 노력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실상 계파와 상관없이 당을 통합 운영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표결 전 의원들을 설득한 것인데 이조차 먹히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여당인 국민의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네. 국민의힘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표결 직후 논평을 내고 "어떤 꼼수도 법치를 피해갈 수 없음이 증명되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환골탈태의 모습으로 국민께 속죄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앵커]
지지자들도 표결에 앞서서 국회 앞에 결집했다고 들었습니다. 집회에 충돌이 예상되는 데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국회 앞은 오전부터 격양된 분위기가 역력했습니다. 1000명이 넘는 보수 진보 단체 지지자들이 집회를 열고 각각 부결과 가결을 촉구했습니다. 친이재명 성향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 등 단체들은 '체포영장 부결하라' '이제는 항쟁이다'라는 피켓을 들고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을 강하게 외쳤습니다. 반대로 보수단체 지지자들은 맞불 집회를 열고 '이재명 거짓말쟁이' 피켓을 들고 "이재명 대표를 구속하라"고 외쳤습니다. 이들은 표결이 끝날 때까지 국회 앞을 둘러싸고 집회를 이어나겠다고 밝힌 상황인데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온 만큼 경찰은 경비를 강화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