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자 돈 수천만 원을 가져간 50대 남성이 경찰에 구속됐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절도 혐의로 50대 남성 A씨를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제주지방법원은 지난 20일 A씨에 대한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를 열어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우체국 직원을 사칭한 전화금융사기 조직원이 70대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개인정보가 유출돼 기존 계좌에 있는 현금을 옮기지 않으면 안 된다"고 속였다.
조직원은 할머니에게 인출한 현금을 검은 비닐봉지에 담아 우편함에 넣어두라고 했다.
겁이 난 할머니는 은행계좌에서 현금 3500만 원을 인출한 뒤 자신이 살고 있는 제주시 삼양동 아파트 우편함에 넣어 놨다. 이후 현금 수거책인 A씨는 그 돈을 들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제주공항을 통해 서울로 이동한 A씨는 중간 수거책에게 훔친 돈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당일 전화금융사기를 알아챈 할머니 딸이 경찰에 신고해 수사가 이뤄졌다.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범인 인적사항을 확인했고, 이후 지난 18일 대구시 모처에서 A씨를 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경북 경주와 영주에서도 두 차례 전화금융사기 피해자로부터 현금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전화금융사기 일당으로부터 건당 수십만 원씩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르바이트 모집 인터넷 사이트에서 '고액 알바' 글을 보고 범행했다. 전화금융사기 관련 일인 줄 알고 있었으나, 돈이 너무 필요해서 범행하게 됐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A씨 검거에 그치지 않고 상선 추적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