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곶자왈의 경계를 명확히 하기 위한 보전 조례가 상위법 저촉 논란으로 또다시 제주도의회에서 심사보류됐다.
하수처리장 인근 주민들을 지원하는 내용의 조례안은 도의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지 6개월 만에 대표발의자만 바꿔 상정됐지만 역시 심사보류됐다 .
곶자왈 보전 조례 개정안 "법리검토 필요" 심사보류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20일 제420회 임시회에서 '곶자왈 보전 및 관리조례 전부개정조례안'을 법리적인 검토가 추가로 필요하다며 심사보류했다.
조례안은 곶자왈보호지역을 △보호지역 △관리지역 △원형훼손지역으로 세분화하고, 사유재산권 침해 논란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주민지원사업과 토지 매수 청구 등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담고 있다.
또 곶자왈 자연휴식지 지정과 관리, 오영훈 제주지사의 공약인 생태계서비스지불제 계약 체결에 관한 사항, 곶자왈 정기조사 실시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그러나 도의원들은 곶자왈의 정의가 제주특별법에 위임된 범위를 넘어서며 상위법 위반 소지가 있고, 곶자왈 보호지역 지정 기준의 명확성·구체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법제처와 제주도 자문변호사 등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위법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냈는데도 조례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제주도는 제주특별법 다른 조항에 보호지역 등 제주도지사가 방안을 마련하도록 규정했고 조례안의 하위 조항인 별표 부분에 세부적인 내용을 조정했다고 반박했다.
또 제주도는 법제처가 법률 위반 지적을 한 부분은 수정했고 위법사항이 없다는 변호사 의견도 있다고 답했다.
결국 환경도시위원회는 지난 6월 제418회 임시회에서도 조례안이 상위 법령이나 관계 법령과 저촉되는 지 여부 등을 심도있게 검토해야 한다며 심사보류한 데 이어 3개월 만에 다시 곶자왈 보전 조례 개정안을 심사보류한 것이다.
곶자왈 조례는 지난 2014년 제정됐지만 곶자왈의 정의와 경계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논란이 지속됐다. 2015년 곶자왈 경계용역이 진행됐고 2019년에는 제주특별법에 곶자왈 정의도 마련됐지만 사유재산권 침해를 주장하는 주민들의 반발로 지정 고시가 이뤄지지 않았다.
공공하수처리장 주변 마을 지원 조례 개정안도 심사보류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또다른 조례인 '제주도 하수도 사용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역시 하수도 사용료 감면 요인 등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며 심사보류했다.
개정안은 공공하수처리시설의 악취와 해양오염 등의 피해를 입는 주변지역 마을 거주자에 대한 하수도 사용료를 최대 70%까지 감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주도내 공공하수처리시설은 제주(도두)처리장을 비롯해 동부(월정)처리장, 서부(판포)처리장, 남원처리장, 보목처리장, 색달처리장, 대정처리장, 성산처리장 등 총 8곳이 분포돼 있다.
조례가 개정되면 처리량 기준으로 하루 10만톤 이하 30~50% 감면, 10만~20만톤 40~60% 감면, 20만톤 이상 50~70%의 하수도 사용료가 감면된다.
현재 20만톤 이상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은 도내에 없지만, 도두동 공공하수처리시설의 증설 공사가 완료되면 인근 주민들은 최대 70%의 하수도 사용료를 경감받게 된다.
문제는 이 개정안이 지역 형평성과 역차별 논란끝에 지난 3월 제413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부결 처리됐다는 점이다.
하수처리장이 설치된 지역만 사용료를 경감해 줄 경우 인근 주민들의 역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대표발의자가 송창권 의원(민주당, 제주시 외도동.이호동.도두동)에서 현기종 의원(국민의힘, 서귀포시 성산읍)으로 바꿔 6개월 만에 다시 상정됐고 결국 다시 심사보류된 것이다.
한국공항 지하수 개발 연장 허가 동의안은 부대의견 달아 가결
한편 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한국공항주식회사가 낸 먹는샘물 지하수 개발·이용 유효기간 연장 허가 동의안에 대해서는 부대의견을 달아 원안대로 가결했다.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국공항은 1984년부터 지하수 개발 허가를 받아 하루 100톤, 한달 3000톤 규모의 연장 허가 동의안을 2년마다 받고 있다.
도의회는 사업자인 한국공항에 지하수보전관리계획을 철저히 세우고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사회공헌사업계획을 수립할 것과 제주도에는 지하수 감산을 적극 검토하라고 부대의견에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