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는 물론 토너먼트 진출 시 만날 수도 있는 인도네시아와 숙명의 라이벌 일본까지 한국의 대승에 각양각색 반응을 보였다. 특히 한국의 병역 혜택에 큰 관심을 보였다.
쿠웨이트 현지 언론 '아랍 타임즈'는 19일(현지 시각) '쿠웨이트가 한국에 충격적인 9골 차 패배를 당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쿠웨이트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E조 축구 첫 경기에서 한국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면서 "한국의 믿기 어려운 9골 차 승리로 경기가 끝났다"고 전했다.
아랍 타임즈는 이 경기에 대해 "쿠웨이트의 이번 패배는 역사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걸프컵과 대륙별 대회에 많이 참가한 역사가 있는데, 이번 패배는 큰 퇴보였다"고 지적했다.
또 이 매체는 "쿠웨이트 선수들은 무시무시한 한국에 맞서, 집중력을 유지하려 노력했지만 대다수의 선수들이 사기 꺾인 모습을 보였다"고 혹평했다. 이어 "에밀리오 페이세 감독은 효과적인 전략을 고안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대승에 놀란 건 쿠웨이트뿐만이 아니었다.
조 편성 상 바로 옆 조인 F조에 속한 인도네시아에서도 갖가지 반응이 나왔다. SNS를 통해 축구 소식을 전하는 인도네시아 인플루언서 'Fakta Bola'는 "아시안게임 E조에서는 한국이 쿠웨이트를 상대로 9 대 0으로 승리했다"고 경기 결과를 공유했다.
이어 "16강에서 E조 1위는 F조 2위와, F조 1위는 E조 2위와 만난다"고도 설명했다. F조에 속한 인도네시아가 16강에 올라간다면 E조 한국과 만날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에 이를 알린 것으로 보인다.
이 소식을 접한 인도네시아 축구 팬들은 '한국을 피해야 한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한 인도네시아 팬은 "잘못하면 조별 예선을 통과 후 바로 우승 유력 팀과 만나게 된다"고 전했다. 또 다른 팬은 "한국을 만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조 1위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이 조 1위가 유력한 까닭이다.
한국이 우승하면 선수들이 병역 면제 혜택을 받는다는 사실도 이미 알고 있다. 인도네시아 팬들은 "한국은 병역 면제 때문에 최선을 다하는 것", "병역 혜택이 없었다면 이렇게 열심히 뛰지 않았을 것이다", "우승하면 병역 면제라서, 절대 한국 만나면 안 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다만 자신감을 드러낸 팬들도 있었다. 인도네시아 팬들은 "어차피 우승을 위해선 모든 팀을 다 만나야 한다", "다들 너무 겁먹지 말아야 한다. 높이 올라가려면 한국과도 붙어야 한다", "피하는 건 무의미하다"는 등 의견을 보였다.
일본에서도 한국 선수단의 병역 혜택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한 일본 누리꾼은 "한국은 기합이 다르다. 병역 면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이 대회에 유일하게 베스트 멤버로 꾸린 팀"이라고 알렸다. "병역 면제 부스터 발동 중이므로 어쩔 수 없다", "한국은 기합이 다르다", "동기 부여가 전혀 다르다"는 등의 댓글도 달렸다.
한국 대표팀 칭찬도 눈에 띄었다. 일부 일본 팬들은 "수준 차이를 보여준 경기다", "대단하다", "쿠웨이트 선수들은 정말 열심히 뛰었지만, 유럽에서도 뛰는 한국 선수들과는 힘의 차이가 존재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영국의 로이터 통신도 한국의 대승 소식을 전했다. 로이터는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3연패를 노리는 한국이 쿠웨이트를 9 대 0으로 완파하며 완벽한 출발을 했다"며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이번 주 프랑스에서 입국할 예정이라, 황선홍 감독에겐 토너먼트에서 더 많은 공격 옵션이 생길 것"이라고 주목했다.
첫 경기를 대승으로 장식한 한국 축구 대표팀은 21일 오후 8시 30분 중국 저장성의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태국과 조별 예선 2차전을 펼친다. 21개 팀이 6개 조로 나뉜 이번 대회는 각 조 1~2위 12개 팀과 각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4개 팀이 16강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