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5는 지난달 23일 새 싱글 '트러블'(TROUBLE)을 내고 활동 중이다. '데이식스 키스 더 라디오' '권은비의 영스트리트' 등 라디오는 물론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올해는 데뷔 후 처음으로 해외 공연도 경험했다. CBS노컷뉴스는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1415를 만나 길어진 공백기에 무엇을 하고 지냈는지부터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냅스!'가 2021년 12월 8일에 발매됐다. 그동안 웹툰 '제독의 괴물아내' OST에 참여하긴 했으나, 팀 차원의 신곡을 내는 건 1년 8개월 만이었다. 새로운 곡으로 대중을 찾기까지 이렇게까지 오래 기다려야 할 줄은 당사자인 두 사람도 몰랐다고.
주성근은 "특히나 저희 같은 인디 밴드는 오프라인에서 뭔가를 하는 편이었는데 그게 다 사라져서…"라고 말했다. 오지현은 "전단지 돌릴까도 생각했다. 헬스장, 음식점도 마케팅할 때 전단지를 돌리는데 저희라고 뭐…"라며 "자주 의견을 제시했는데 아무도 안 들어주셨다"라며 웃었다.
눈에 보이는 신곡이 없다고 해서 1415가 가만히 있던 건 아니다. 작업은 '현재 진행형'이었다. 오지현은 "(음악을) 계속 스케치하고 (회사에) 들려드리고의 반복이었던 것 같다. 이 곡을 이렇게 내 볼까 저렇게 내 볼까 하고 회의, 회의, 또 회의를 거쳤다. 그래서 스케치 곡들이 되게 많이 쌓여 있다"라고 설명했다.
스케치 단계의 곡도 많지만, 공연 목록(세트 리스트)에 올릴 정도로 만든 곡들도 상당하다. 공연에선 듣고 볼 수 있지만 아직 음원으로 정식 발매되지 않는 곡이 "되게 많다"(오지현). 주성근은 "제가 만들어서 좋다고 생각하는 걸 팬분들과 공유하는 거다. 저희가 앨범 안 내는 시기가 있는데, 저희 곡 중 새로운 곡 들어보고 싶다는 분들도 있어서 그런 식으로 하나씩 푼다. 공연에 오는 재미도 있어야 하니까"라고 설명했다.
오지현은 "원래 밴드들, 한 60년대 밴드들은 녹음을 한 번에 하는 원 테이크 방식을 썼다고 한다. 그 순간에 만들었다고 해서 바로 녹음하지 않고, 공연을 돌면서 곡을 가다듬는 거다. 미발매곡을 공연하면서 발전시켜 나가는 그런 방식이랄까. (곡을) 저희가 내고 싶다고 해서 (매번) 낼 수 있는 게 아니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어느덧 데뷔 6년.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하는 팀이 되겠다 하는 방향성을 잡았을까. 오지현은 "이런 음악을 할 거야, 이건 없었다"라고, 주성근은 "좋아하는 걸 할 거다"라는 답을 내놨다. 주성근은 "(곡을 만들 때) 이런 장르를 해야지 하고 시작하진 않는다. 하다 보면 좋아하는 것들이 섞여서 나온다"라며 "저희가 어떤 장르만 듣는 게 아니라 여러 장르가 섞여 나오는 것 같다. 사실 요즘은 장르를 정해서 나오는 앨범이 별로 없지 않나. 저희도 그런 것 같다"라고 바라봤다.
이어 "'트러블'은 어쿠스틱 하면서 팝적인 걸 하되 우리 색깔을 넣자는 생각이었다. 너무 어쿠스틱 해도, 너무 팝이어도, 너무 (우리) 색이 빠져도 안 돼서, 우리 색이 들어가는 걸 찾는 데 좀 시행착오가 있었다"라고 부연했다.
"지금 문화에서 지금 세대에서 나올 수 있는 음악에 한계가 있잖아요. 지금이 그런 뭔가 과도기 같아요. 정보량도 엄청 많고 들을 수 있는 것, 나올 수 있는 것도 많고요. 비슷하게 정보가 공유되면 비슷한 음악이 나오고, 나오면 바로 카피(복사)가 되다 보니까 조금 센세이션한 것에 대한 열망도 있고… '아, 진짜 나올 만한 거 다 나오지 않았을까?' 싶고요. 그러다 AI(인공지능)가 나온 것 같아요. 그렇게까지 해서 어떻게든 재창조하려고 하는 거죠. 특이점이 왔다고 하잖아요. 그런 시대가 아닌가 싶은데, 저희도 대체가 되지 않는 걸 만들어 내려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 같아요." (오지현)
주성근은 "첫 앨범 녹음본, 원곡 느낌을 내기가 제일 어렵다고들 한다. 스킬적으로 어려운 게 아니라 그때의 그 (정서적) 상태가 되기 되게 어렵다는 거다. 20대, 10대의 피부를 그리워하는 거랑 비슷하달까. 성대도 어떻게 보면 피부라고 생각한다. 음악도 잘 늙으면서 가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1415는 데뷔 후 처음으로 태국에서 열리는 공연 무대에 올랐다. 주성근은 "전 세계 인디펜던트가 다 모인 느낌?"이라고 회상했다. "영어가 멍청이 수준"이라며 자신을 낮춘 오지현의 말에 이어, 주성근은 "준비를 많이 해 갔는데 정말 바보 같은 느낌이었다. 둘이서 말해놓고 '아, 하지 말걸' 생각도 많이 했지만 그래도 나름 귀엽게 봐주셔서 너무 다행이었다. 영어를 좀 더 잘했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과거 인터뷰에서 '브릿 어워드 수상'을 목표로 꼽은 1415. 지금의 목표는 무엇일까. 오지현은 "상 받고 그런 것보다 저희가 만족하는 음원을 계속 낼 수 있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머릿속에 이런저런 아이디어가 있는데 이게 괜찮게 들릴까, 설득력이 있을까 한다. 여러 시도를 해 나가고 싶다"라고 답했다.
2023년이 가기 전에 해 보고 싶은 것을 물으니 오지현은 "드디어 앨범을 낼 수 있게 돼서 너무 다행이다. 빨리 다음 곡들을 준비하고 싶다. 저희는 항상 한 달에 한 번씩도 내고 싶기 때문에"라고 밝혔다.
주성근은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던 거긴 한데 앨범은 아니더라도 크리스마스 전후로 크리스마스다운 노래를 하나 내고 싶다"라며 "이제 막 다시 활동하는 시기라서 '너무 많은 것들을 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공연도 활동도 그(올해) 안에 엄청 많은 것들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