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신원식 후보자 "국방부 브리핑 축소 검토…타부처보다 많아"

외교부보다 많지만 안보환경 등 감안하면 브리핑 수요는 오히려 커져
9.19군사합의 5주년인 어제 브리핑도 생략…사유는 '국방부 자체 일정'
김행 여가부 장관 후보자도 '가짜뉴스' 이유로 도어스테핑 중단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출근 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국방부 언론브리핑 횟수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신 후보자는 최근 국방부 관계자에게 "브리핑을 조금 줄이는 방안을 검토해보는 게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한 관계자는 "국방부가 다른 부처에 비해 브리핑이 좀 많지 않느냐는 식의 말씀을 하셨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현재 월요일과 화요일, 목요일 오전 정례 공개 브리핑에 이어 금요일에는 백그라운드 브리핑 등 주 4회 브리핑을 실시하고 있다. 
 
같은 외교안보 부처인 외교부(공개 2회, 오프더레코드 1회)나 통일부(공개 2회, 백그라운드 1회)가 각각 주 3회 브리핑을 하는 것에 비해 많다고 볼 수는 있다.


 
물론 외교부는 공개 브리핑 직후 백그라운드 브리핑을 갖기는 하지만 내용상 동일한 브리핑으로 취급된다.
 
다른 관계자는 "타 부처에 비해 많기도 하고, 과거에는 정례 브리핑이라고 해도 카메라 없이 편하게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지금은 좀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부처 간 형평성 측면에서 타당한 점이 있다고는 해도, 만약 신 후보자가 장관에 임명돼 브리핑 축소를 실제로 추진할 경우 상당한 반발이 예상된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출근 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안보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는 가운데 해병대원 순직 사건 및 항명 파동과 홍범도 장군 흉상 문제 등 내홍마저 깊어가면서 오히려 브리핑 수요는 늘어나는 상황이다. 
 
북한의 잇단 무력시위 등 돌발 요소가 많은데다 50만 대군을 거느린 거대 부처답게 사건‧사고도 끊이지 않는다. 
 
국방부 출입기자단 내에서는 "요즘 같으면 임시적으로라도 브리핑 횟수를 늘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국방부는 이미 19일 예정됐던 정례 브리핑을 '국방부 자체 일정'을 이유로 생략했다. 국방부 대변인은 국군의날 예행연습과 관련해 장관을 수행했고, 부대변인격인 공보과장은 신원식 후보자 언론담당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날은 9.19 남북군사합의 5주년을 맞는 날이자 공교롭게도 신 후보자는 9.19합의 폐기를 주장하고 있어 어느 때보다 브리핑 수요가 많았다.
 
때마침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이날 '가짜뉴스'의 병폐를 문제 삼아 출근길 질의응답(도어스테핑)을 중단한 것도 신 후보자 측 입장과 맞물려 부정적 반응을 부를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매일 도어스테핑을 하는 참신한 시도로 한때 호평을 받았지만 불과 반년 만에 중단함으로써 실망감과 함께 오히려 취재 제한 논란을 낳았다.
 
일각에선 국방부가 최근 홍범도 흉상 문제 등을 놓고 언론의 질타를 받는 동영상이 널리 퍼지면서 군의 위신이 떨어지자 아예 브리핑 자체를 줄이는 꼼수를 쓴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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