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단식 중 병원에 입원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나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성사된 만남인 만큼, 표결 결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문 전 대통령은 19일 오후, 이 대표가 입원한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찾아 이 대표를 만났다. 민주당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 서영교 최고위원, 박홍근 전 원내대표 등이 문 전 대통령을 맞이했다.
문 전 대통령은 마스크를 쓴 뒤 병원 안으로 이동해 이 대표를 만났다. 그리고 이 대표의 머리를 한 차례 쓰다듬으며 단식을 중단할 것을 권유했다.
문 전 대통령은 "단식의 진정성이나 결기는 충분히 보였다"면서 "길게 싸워나가야 하고, 이제 또 국면도 달라지기도 하고, 이제는 또 빨리 기운차려서 다시 다른 모습으로 싸우는 게 필요한 시기인 거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이제는 이 대표 혼자 몸이 아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함께 아파하고, 안타까워하고, 다시 또 일어서기를 바라고 있는 거기 때문에 그거를 늘 생각해야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 대표는 작은 목소리로 "(단식을 중단할) 생각이 없어가지고…"고 답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무슨 생각으로 정치를 하는지 모르겠다"고도 말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대표가) 끝없이 떨어지는 나락 같다. 세상이 망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현재 이 대표는 음식 섭취를 계속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병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액 치료 외에는 일체 (음식물 섭취를) 거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선 건강이 악화한 이 대표가 단식을 중단할 명분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문 전 대통령의 방문이 출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한편, 법무부는 오늘 '백현동 특혜 의혹'과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으로 이 대표에 대한 국회 체포 동의를 요청했다.
이로써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은 다음날인 20일 본회의에 보고된 뒤, 21일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친이재명계를 중심으로는 부결 여론이 강하지만, 비이재명계는 부결 시 또다시 당이 방탄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며, 이 대표가 의원들에게 직접 가결을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