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는 전후 유럽 영화계를 대표하는 거장 중 한 명이다. '물속의 칼'(1962) 공동각본 작업을 시작으로 영화계에 발을 들인 감독은 '신원미상'(1964)으로 첫 장편영화를 연출, "관객을 지루하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감독의 큰 죄"라는 말에 걸맞게 틀과 사조에 구애받지 않는 독보적인 독창성으로 이름을 떨쳤다.
이후 표현의 자유가 억압받던 고국 폴란드의 현실로 인해 여러 나라를 떠돌며 영화를 제작해야 하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출발'(1967)로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외침'(1978)으로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등대선'(1985)과 '특급 살인'(2010)으로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등 다수의 영화제에서 최고상을 휩쓸며 최고의 시네아스트로 발돋움했다.
로베르 브레송의 '당나귀 발타자르'를 향해 "나를 눈물짓게 한 단 하나의 영화"라는 극찬을 던진 그는 84세 나이에 자신만의 스타일로 불후의 걸작을 재해석해 내는 데 성공했다.
제75회 칸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당나귀 EO'는 "침묵하는 주인공의 삶을 최소한의 언어로 전달하는 담대하고 경이로운 표현주의 영화"(뉴욕타임스) "유머와 냉정함, 친절과 살인, 사랑과 증오… 양가적인 인류를 당나귀의 눈으로 바라본다"(옵저버 UK) "쌉싸름한 현실주의와 냉엄한 초현실주의 사이의 대담하고 역동적인 프로젝트"(틸트 매거진) 등의 압도적 극찬을 받으며 심사위원상과 사운드트랙상을 동시에 석권했다.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가 7년 만에 연출한 신작 '당나귀 EO'는 단 한 순간도 순수함을 잃지 않는 회색 당나귀 EO의 인간 세상 여행기로, 오는 10월 3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