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시인'으로 알려진 중증 뇌병변장애인을 수개월 간 성폭행한 활동지원사가 소속됐던 장애인 활동 보조 지원기관이 처벌을 받게 됐다.
1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춘천지검 원주지청은 최근 강원 횡성 A센터를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했다.
약식기소란 검찰이 정식 재판 청구 대신 서면 심리로 벌금 또는 과태료를 부과해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절차다.
피해자 측은 센터 활동지원사가 성폭력 범죄로 처벌 받은 것을 근거로 A센터의 관리 및 감독의 책임을 물어 장애인복지법상 양벌 규정에 따라 처벌해달라고 검찰에 고소장을 냈다.
지난 4월 대법원에서 재판부는 유사 성행위와 장애인 피보호자 간음, 장애인 강제추행,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징역 10년의 형을 확정받은 활동지원사 안모(50)씨는 2021년 2월부터 5월까지 1급 뇌병변장애인 정모(52)씨를 상대로 수 차례 유사성행위와 강제 추행을 벌이고 폭행을 일삼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소장에 따르면 안씨는 몸을 잘 가누지 못하는 피해자를 목욕시키며 성폭행을 저질렀고 정씨가 완강히 부인하자 폭력을 휘두르고 괴사된 피해자의 다리를 들어 거세게 내팽개쳤다.
갈수록 범행 수위는 높아졌고 정씨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자 안씨는 피해자의 머리를 발로 차고 깔고 앉기까지 했다.
정씨는 노트북 웹캠의 타이머 기능을 이용해 성폭행과 폭행 장면을 촬영했고 3달간 모은 자료를 토대로 안씨를 경찰에 고소하면서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피해자는 춘천에서 장애인 활동 지원을 중개하는 기관 여러 곳을 통해 활동지원사를 수소문했으나 1년 6개월 넘게 구하지 못해 다른 지역 기관까지 연락을 하게 됐다 이 곳에서 안씨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의 동생은 "오빠가 트라우마가 생겨 갑자기 소리를 지르거나 현재 바깥 외출은 전혀 할 수 없는 상태로 마약성 진통제를 먹는 횟수가 늘었다"라며 "컴퓨터가 유일한 낙이었고 손가락 하나로 글을 썼는데 어깨랑 골반 괴사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이런 기관들이 도내에 우후죽순으로 생겨 장애인만 피해를 볼 수 있다"며 A센터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한편 정씨는 손가락 하나로 울림있는 작품 활동을 이어가며 중증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에게까지 희망을 전했던 '손가락 시인'으로 2003년 첫 시집을 내면서 이름을 알렸다. 8년 뒤 한 글자씩 써 내려가 모아진 글은 그의 두 번째 시집으로 출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