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소비 트렌드는 '명절 해방'…음식도 '간편' 열풍

롯데멤버스 설문조사 응답자 56.4% "추석 차례 안 지낸다"
간편식 대세에 G마켓 축산가공식품·즉석밥 매출↑
롯데백화점 명절 간편 상차림 매출 3배 급증
CU에서는 명절 도시락 매년 두 자릿수 성장

G마켓 제공

"억지로 음식 준비한다고 부산떨고 싸우느니, 튀김이나 전은 집근처 마트에서, 떡은 전통시장에서 떼오는 게 낫겠다 싶어 그렇게 한지 몇 년 됐다. 예전같으면 상상도 못했겠지만 그냥 따뜻한 밥과 국이나 끓여 먹는 게 속 편하고 좋은 것 같다" (서울 은평구 거주 60대 이현정씨)

명절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 이번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간편 상차림을 준비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고객들이 번잡한 음식 준비 대신, 더 많은 휴식을 희망하는 경향이 짙어진다고 보고 '명절 해방'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18일 롯데멤버스가 20~50대 소비자 4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번 추석에 차례를 지낸다는 응답자는 43.7%로, 지내지 않겠다는 응답자(56.4%)보다 적었다.

이제는 온 가족이 모여 차례상을 차리는 경우가 더 적어진 셈인데, 명절 음식 장만도 점점 간편성에 방점이 찍히고 있다.

G마켓은 이날 추석을 앞두고 최근 열흘(9월 4일~13일) 사이 판매 동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음식 분야에서 간편식이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추석 프로모션 기간 보다 축산가공식품은 30%, 간편조리식품은 15%, 즉석밥·컵밥은 46% 매출이 올랐다.

같은 기간 1인당 평균 구매객단가에서도 신선식품이 6% 증가한 것에 비해 가공식품은 28% 늘어나는 등 번거로운 음식 준비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

G마켓은 이러한 경향을 반영해 올해 추석 연휴 쇼핑 키워드로 '명절 해방'을 제시했다. 이외에도 건강식품이 14%, 유아동 의류는 10%, 여행상품이 146% 객단가가 증가했다. G마켓은 "추석 선물은 온라인으로 바로바로 배송해 두고 나를 위한, 가족을 위한 쇼핑을 충분히 즐기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롯데백화점은 '명절 증후군'에 시달리는 분들과 손쉽게 명절을 보내려는 분들을 위해 간편 상차림 선물세트를 내놨다. 명절 상차림 1호 세트의 모습. 롯데백화점 제공

백화점에서도 간편 상차림 선호 경향은 꾸준하다. 롯데백화점에서는 지난 설 명절 간편 상차림 매출이 지난해보다 3배 가까이 증가해 관련 선물세트를 강화했다. 이번 추석 연휴 때에도 지난 8일 본 판매 시작 이후 전년 대비 200% 신장 추세를 보이고 있다.

표준 차례상을 그대로 옮겨온 '명절 표준 차례상' 세트와 경상도 돌문어, 전라도 꼬막숙회, 강원도 고구마전 등 지역별 차별화를 구현한 상품이 준비됐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인기 요인에 대해 "명절 차례상에 올릴 음식을 하나씩 따로 준비하는 것보다 수고도 덜 뿐만 아니라, 시간도 절약되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임시공휴일이 추가로 지정되면서 명절에 여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간편 상차림이 최적의 선택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매년 명절 음식으로 구성된 도시락을 선보이고 있는데, 혼자 추석을 보내는 '혼추족'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에서 최근 3년간 명절 연휴 기간(당일 포함 3일 기준) 도시락의 매출은 전년 대비 2020년 12.6%, 2021년 15.0%, 2022년 13.4%로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이번 추석 연휴 때에도 CU에서는 돼지구이 정식 도시락과 나혼자 모둠전 도시락을, GS25에서는 어남선생꽈리찜닭 도시락을 만나볼 수 있다.

편의점 CU가 간편하게 제수 음식을 차리기 원하는 수요를 잡기 위해서 편의성을 높인 명절 음식을 선보였다. BGF리테일 제공

특히, CU는 직접 음식을 준비하기는 부담스럽지만, 명절 음식을 맛보고 싶어하는 수요가 존재할 것이라는 판단 하에 추석 간편식 9종을 출시하고, 1+1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한끼 잡채, 동태전, 깻잎전, 오미산적 등 완제품 4종과 동태살, 해물모둠, 랍스터 새우 식재료 3종 등으로 냉동 간편식으로 보관이 쉽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먹을 수 있다.

BGF리테일 황지선 간편식품팀장은 "편의점 장보기 소비 문화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음에 따라 명절 음식에 대한 수요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