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매체, 자국 AG 칭찬하는데 정작 국민들은 무관심?

박종민 기자

제19회 항저우아시안게임 개막이 5일 앞으로 다가왔다. "볼거리와 놀거리가 넘친다", "대회 준비에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등 중국 매체들이 희망적인 평가를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예전만큼 중국 국민들의 관심이 뜨겁지 않다"는 현지 분위기도 전해졌다. 각종 국제 스포츠 대회마다 열정적인 응원을 쏟아내던 중국 국민들이 왜 유독 이번 대회에 무관심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을까.

선수촌에 입촌하는 중국 선수단. 신화통신 캡처

현지 매체 '소후'는 18일 항저우아시안게임 선수촌 개장 첫날 소식을 전하며, 출전 선수들이 "이곳은 정말 멋졌다"고 평가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매체는 "탁구 로봇, 피아노 로봇 등 선수촌의 스마트 체험 시설이 많은 외국 선수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며 "많은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대회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관영 매체 '환구시보' 역시 17일 "선수단과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관계자들이 대회 준비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선수촌을 돌아본 비노드 쿠마르 티와리 OCA 사무총장 대행이 "결속과 단결을 보여주고 있다. 질 높은 선수촌이 아시안게임의 성공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선수촌 내부에 전시된 작품. 신화통신 캡처

신화통신도 선수촌에 대해 "볼거리와 놀거리가 가득하다"고 선전했다. 매체는 14일 "항저우아시안게임 선수촌에 무인 아이스크림 차량, 저탄소 계좌 포인트 등 환경, 스마트, 문화 요소가 가득 담긴 새롭고 신기한 볼거리와 놀거리가 넘쳐난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도쿄올림픽 3단뛰기 은메달리스트인 중국의 주야밍의 인터뷰를 전하기도 했다. 신화통신은 "주 야밍이 '선수촌은 건축, 숙박, 식사 측면에서 기대를 뛰어넘었다. 환경과 서비스가 탁월해서 다가오는 대회가 더욱 기대가 된다'고 했다"고 옮겼다.

박종민 기자·신화통신 캡처

그러나 막상 중국 국민들의 관심은 미지근하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중국 매체 '소후'는 지난 17일 "항저우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뒀지만, 중국인들이 무관심하다"는 현지 분위기를 알려왔다.

소후는 "이번 아시안게임이 중국 스포츠 행사 관리 수준을 높이고, 중국을 대표할 선수들을 더 많이 양성할 것"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국민들은 과거만큼 대회를 기대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이상하다"고 의아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 매체는 "중국 국민들이 스포츠 대회보다 다른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어 대회 개최를 위해 투입된 과도한 예산 등 경제적 문제를 꼬집었다.

"스포츠 대회는 도시의 이름을 알릴 기회고, 국민들에게 문화 교류와 건전한 오락 등을 제공하지만, 투자가 과도한 경우 불필요한 경제 위험을 초래하고 재정 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이 열리는 항저우 올림픽센터 경기장 전경. 신화통신 캡처

매체는 "통계에 따르면 도시 기반 시설과 경기장 건설에만 2247억 위안(한화 41조 1000억 원)이 들었다"고 계산했다. 이는 후원금, 저작권료, 티켓 입장료 등 대회를 통해 벌어들일 수 있는 예상 수익을 다 합쳐도 훨씬 비싼 금액이라는 해석도 내놓았다.  

"국민의 사회적 관심 변화를 반영하는 현상"이라고 표현한 매체는 "거대한 예산이 투자된 경기장을 대회 이후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해줄 것을 요구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중국 국민들은 이제 신체적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무관심은 오히려 국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중국 관중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박종민 기자

당초 항저우아시안게임은 2022년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1년 연기돼 올해 열린다. 대회는 오는 23일 개막해 다음달 8일까지 진행되며, 총 40개 종목과 61개 세부 종목에서 금메달 481개를 두고 각국 선수들이 열전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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