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명문 구단인 보스턴 레드삭스는 18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원정경기에서 9회말 맷 채프먼에게 끝내기 2루타를 허용해 2-3으로 졌다.
보스턴의 패인 중 하나는 수차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타선의 부진이다. 주자가 2루 혹은 3루에 나가있는 득점권 기회에서 14타수 1안타에 그친 팀이 승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보스턴은 2회부터 5회까지 계속 득점권 기회를 만들었다. 2회와 3회에는 득점 확률이 높은 무사 2,3루 찬스를 연속으로 잡았다. 그러나 그때마다 '코리안 몬스터'의 벽을 넘지 못했다.
류현진은 4⅔이닝 동안 6안타 2볼넷을 내주고도 무실점으로 임무를 마쳤다. 1회를 삼자범퇴로 막고 2회부터 매이닝 득점권 위기에 몰렸지만 최전성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했다.
캐나다 매체 토론토 스타는 류현진의 이 같은 활약을 두고 '위기 탈출의 대가라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호평했다.
보스턴은 류현진이 마운드에 서있는 동안 득점권 기회에서 7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류현진은 구위로 타자를 압도하는 유형이 아니다. 따라서 위기 상황에서는 늘 많은 변수와 싸워야 한다. 인플레이 타구가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타자의 타격 타이밍을 흔들어 약한 타구를 이끌어내야 하고 수비 도움도 받아야 한다.
이날 경기에서는 유격수 보 비셋이 내야 땅볼을 처리해 3루 주자를 홈에서 잡아내는 호수비를 펼쳤고 류현진이 병살을 유도해 순식간에 위기를 끝내는 장면도 나왔다. 위기에서 더 강해지는 류현진의 강점이 유감없이 발휘된 날이었다.
류현진이 LA 다저스에서 전성기를 누렸던 2019시즌 그의 득점권 피안타율은 0.188에 불과했다. 초대형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고 토론토로 이적한 첫 해인 2020시즌에도 득점권 피안타율은 0.200으로 낮았다.
류현진은 이날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그러나 초반부터 활발하게 터진 보스턴 타선을 상대로 경기 중반까지 실점없이 버텼다.
이는 토론토 승리의 발판이 됐다. 팀에게 이길 기회를 부여해야 하는 선발투수의 기본적인 역할을 해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갈 길 바쁜 토론토에게는 의미있는 호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