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현의 목표는 최우수 수비상 "1대1은 다 막을 자신있어요"

SK 오재현
SK 오재현의 머릿속은 농구로 가득하다.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린다. SK 선수단이 인정하는 노력파다. 하루도 운동을 거르는 법이 없다. 쉬는 것도 마찬가지다. 한창 놀고 싶은 나이지만, 그저 농구를 더 열심히 하기 위해 푹 쉰다. 몸에 좋은 음식을 찾아먹는 취미를 가질 정도로 농구에 진심이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어바인에서 만난 오재현은 "너무 힘들어서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몇 년 하다보니 몸이 나가는 것 같다. 힘들다고 운동을 안 하면 마음이 더 힘들다. 차라리 몸이 힘든 것이 낫다. 실전에서 효과가 나타나면 희열감도 있다"면서 "누구나 훈련량은 많다. 누구나 열심히 한다고 자부한다. 다만 결과로 나타나야 정말 열심히 한 사람이 된다. 내 발전 속도가 빠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도 노력은 나만의 장점이라 생각한다. 더 발전할 수 있도록 훈련 방향을 잘 잡고 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몸은 한 번도 아픈 적이 없다. 잘 쉰다. 주말은 운동을 안 한다. 잘 쉬면서 좋은 것을 많이 먹는다. 평소 안 좋아하는 음식도 몸에 좋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찾아먹는다. 그런 취미가 있다. 생선, 닭가슴살도 맛있어서 먹는다. 오히려 미국 음식이 기름지고 짜서 힘들다. 비타민 등도 잘 챙겨먹는다"고 웃었다.

오재현은 2020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1순위로 SK의 지명을 받았다. 한양대 3학년 때 얼리 드래프트 신청 후 더 독하게 자신을 몰아붙였다. 결과는 프로 입단으로 나왔다. 그 이후 오로지 농구만 생각하면서 지낸다.

오재현은 "대학 때까지도 무명 선수였다. 3학년 때도 경기에 제대로 뛰지 못했다. 그래도 농구를 했으니 한 번은 후회 없이 준비해야겠다 생각했고, 드래프트 신청 후 독하게 했다. 변하는 것을 느꼈다. 기량도 늘었고, 실제 결과로 나타나서 프로에 왔다"면서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힘들게 기회를 잡았으니 더 높은 곳을 올라가고 싶어 채찍질을 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오재현에게 얼리 드래프트 참가는 신의 한 수였다.

오재현은 "동기 중에 가드가 있는데 키가 작아서 내가 자연스럽게 2번을 봐야 했다. 나도 2번으로는 신장(187cm)이 작아 메리트가 없어 1번을 봐야겠다 생각했다"면서 "그 친구가 다치면서 1번을 봤다. 이 기회에 드래프트에 나가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했다. 다들 '프로에서 널 모르는데 왜 나가냐'고 말렸다. 코로나19 때문에 10월 대회만 했는데 그 때 내 이야기가 나왔다. 프로와 연습 경기도 잘했다. 최고의 선택이었던 것 같다. 다들 무리라고 했지만, 후회 없이 했기에 좋은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1번으로 뛰지만, 아직 리딩은 부족하다. 김선형이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로 미국 전지훈련에 합류하지 못한 상황. 오재현도 리딩에 포커스를 맞추고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오재현은 "선형이 형이 없는 상황에서 지난 시즌에도 1번을 많이 봤다. 내 생각에는 실패였다. 감독님께서 한 번 더 기회를 주시는 것 같다. 20~30분 1번을 볼 게 아니고, 선형이 형이 쉴 때 5~10분을 보면 좋겠다고 하셔서 리딩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면서 "경험이 없어 갈팡질팡했던 것 같다. 장점인 수비도 그래서 안 됐다. 감독님께서 2번 자리에서 수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편하게 해주시기도 했다. 1번 포지션의 책임감이 있는데 이번 시즌에는 그걸 이뤄내고 싶다"고 말했다.

오재현의 약점은 슛이다. 상대 새깅 디펜스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0.9개의 3점슛을 성공했고, 성공률도 31.6%를 찍었다.

오재현은 "단점을 생각하다보면 장점을 잃어버릴 수 있다. 슛에 신경을 쓰면 수비가 안 나온다. 수비에 포커스를 맞추면 슛도 1~2개씩 들어간다. 확실히 극복하려면 수비를 더 끌어올려야 한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무빙슛을 던질 일이 많이 없다. (허)일영이 형이 '오픈 찬스 연습을 하면 된다. 슛 타이밍도 빨리 가져갈 필요 없이 나오는 것만 던져주면 된다'고 했다. 어릴 때는 2개만 놓쳐도 크게 느껴졌는데 지금은 더 쏘라고 만들어주니 계속 쏘고 있다. 성공률도 더 떨어지지 않고, 35%까지 올려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목표는 당연히 최우수 수비상이다. 문성곤(kt)이 4년 연속 장기 집권 중인 상이다.

오재현은 "꼭 받고 싶은 상이다. 2년 전부터 받고 싶었다. 형들도 혼자서 받을 수 없는 상이니 많이 도와주겠다고 했고, 그걸 목표로 하라고 했다"면서 "수비는 100%를 쏟으면 1대1로는 다 막을 자신이 있다. 그런 부분에서 두려움은 없다. 선형이 형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줄 수 있는 것이 수비다. 자부심을 느낀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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