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11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나설 국민의힘 후보로 김태우 전 구청장이 선출되며, 앞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결정된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과 함께 여야의 대진표가 완성됐다. 내년 총선을 앞둔 유일한 공직선거이자 수도권 민심의 가늠자로 이번 보궐선거의 위상이 격상하면서 결과가 여야 지도부의 리더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7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경선 끝에 최종 후보자로 김 전 강서구청장을 선출했다. 당원 50%, 일반유권자 50% 방식으로 진행된 경선에서 김 전 구청장이 김진선 전 강서병 당협위원장과 김용선 전 서울시의원을 제쳤다. 김 전 구청장은 "다시 강서구청장으로 도전할 수 있게 기회를 주신 국민의힘 당원들과 강서구민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반드시 당선되겠다"라며 소회를 밝혔다.
김 전 구청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원으로 조국 당시 민정수석의 감찰무마 의혹을 폭로했다가 공무상 비밀누설로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며 직을 잃었다. 이후 지난 광복절 특사로 사면되면서 4개월 만에 구청장직 재도전에 나서게 됐다.
민주당은 일찌감치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으로 진용을 완성했다. 당초 예비후보가 13명에 달할 정도로 난립했지만, 친이재명계의의 전폭적인 지원 끝에 전략공천으로 진 후보를 확정했다. 강서구에 강선우‧진성준‧한정애 의원 등 현역 국회의원들이 포진한 만큼 풀뿌리 조직력을 가동시켜 진 후보를 총력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보궐선거는 검찰 수사관 출신의 김 후보와 경찰청 차장 출신의 진 후보의 대결로 '검경 맞대결'이 완성됐다. 뿐만 아니라 지난 정권의 아킬레스건인 조국 전 민정수석의 비리를 폭로한 김 후보와 문재인 정권의 마지막 경찰청 차장인 진 후보가 맞붙는다는 점에서 '윤석열VS문재인'의 구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김 후보에 대한 광복절 사면을 단행하며 '윤심'이 실려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이같은 구도는 더 선명해지는 모양새다.
양당은 "문재인 정권의 국민기만과 국기문란을 심판하고,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끌어나가고 있는 윤석열 정부와 발을 맞춰 지역발전을 이끌어갈 일꾼을 뽑는 선거(국민의힘 강민국 수석대변인)", "사면권을 사유화해 김태우 후보에게 재출마의 길을 열어준, 대법원 판결까지 무시하고 반헌법적인 행태를 보여온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라며 논평을 통해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이번 선거가 내년 총선 민심의 가늠자가 된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총력전으로 임할 태세다. 민주당은 지난 15일 진 후보의 강서구 선거사무실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고 지원사격에 나섰다.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도 입장문을 통해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정권의 실정과 폭주를 심판하는 전초전"이라며 "반드시 승리해 무도한 정권에 대해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도 오는 18일 김 후보에 대한 의결을 마친 후 이르면 오는 21일 강서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김 후보에 대한 지원에 돌입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보궐선거는 조국과 민주당에 대한 심판 구도로 치러질 것"이라며 "강서의 염원인 고도제한 완화 등 여당 프리미엄을 내세울 수 있는 민생 정책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추석연휴 기간을 감안한 전력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태섭 전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인 새로운선택은 강서구청장 후보를 내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이번 선거에서 '제3당 변수'는 줄어드는 모양새다. 새로운선택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후보를 내면 무소속으로 선거를 치르게 되는데 실익에 대한 이견이 있었다"며 "이번 강서구청장 선거에는 후보를 내지 않고 내년 총선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