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결국 수술대에 올라 올 시즌 메이저 리그(MLB)를 조기에 마감하게 됐다.
에인절스는 16일(현지 시각) "오타니가 10일짜리 부상자 명단(IL)에 올라 공식적으로 시즌을 조기 종료하게 됐다"면서 "남은 경기는 결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타니는 오른 팔꿈치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페리 미내시언 에인절스 단장은 이날 미국 애너하임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 회견에서 "오타니는 오른쪽 옆구리 근육에 지속적인 자극을 느끼고 있다"며 "이에 올 시즌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오타니는 내년 시즌을 위해 팔꿈치 수술을 받기로 했다"면서 "다만 해당 수술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이 될지, 아니면 다른 수술이 될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토미 존 서저리가 아니더라도 오타니는 일단 내년 투수로 등판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오타니는 미국 진출 첫 해인 2018시즌 뒤 오른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고, 이듬해 타자로만 출전해 106경기 타율 2할8푼6리 18홈런 62타점을 기록했다.
당초 오타니는 올해 투타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이면서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의 최대어로 꼽혔다. 타자로 타율 3할4리 44홈런 95타점 102득점 20도루에 OPS(출루율+장타율)은 무려 1.066에 이르렀다. 투수로도 23경기 선발 등판해 10승 5패 평균자책점(ERA) 3.14의 호성적을 냈다.
때문에 올 시즌 FA로 풀리는 오타니는 MLB 사상 최초로 5억 달러(약 6650억 원)의 몸값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됐다. 46홈런 100타점 103득점 26도루에 9승 2패 ERA 3.18 등 만화에서나 가능할 법한 경이적인 기록으로 아메리칸 리그(AL) 최우수 선수(MVP)에 오른 2021년을 뛰어넘을 기세였다.
하지만 오타니는 부상으로 시즌을 접게 되면서 몸값에도 영향이 미칠 조짐이다. 만약 인대 접합 수술을 받게 되면 투수로 부활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오타니는 내년 타자로 건재를 과시하겠다는 복안이다. 오타니의 에이전트인 네즈 발레로는 AP통신에 "수술을 받아도 내년 시즌 지명 타자로 풀타임을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인절스는 일단 오타니를 붙들겠다는 계획이다. 미내시언 단장은 "오타니가 에인절스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한다"면서 "계속 남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