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시절 중국 당국이 안중근 의사 등 우리 독립운동가들의 신상을 기록한 인사카드가 최초로 발굴됐다.
지금까지 독립운동가로 포상되지 않은 다수의 여성을 포함한 한국광복군 제1지대 소속 대원들의 명단도 처음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국가보훈부는 17일 한국광복군 창군 83주년을 맞아 1940~50년대 중국 국민정부(현 대만) 총통부 군사위원회가 생산한 독립운동가 6명의 인사등기권(인사카드)과 광복군 대원 87명의 명단을 발굴, 공개했다.
인사등기권은 안중근 의사와 그의 친동생 안정근 의사를 포함해 신익희, 홍진, 지청천, 조소앙 등 6명에 대한 것들이다.
신익희 지사의 인사카드에는 와세대 대학 재학, 임시정부 내무‧법무총장 역임, 해방 후 국회의장 역임 등 자세한 신상 이력이 기록돼 중국 당국이 임시정부 요인들에 대해 체계적으로 관리해왔음을 보여준다.
특히 안정근 의사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고 임시정부 요직에서 일했으며 영미(英美) 정부와 직접 연계 가능하기에 중앙정부 차원에서 관계를 맺어야 할 인물로 평가했다.
안 의사의 경우 1940년대 활동이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발굴자료의 의미가 크고, 그의 형 안중근 의사는 순국 35년이 지난 1945년에도 인사기록으로 정리됐다는 점에서 중국 당국의 평가를 짐작할 수 있다.
광복군 1지대 대원 명단은 우리 임시정부가 중국 국민정부에 보낸 '한국임시정부양식부안권'을 통해 확인됐다. 1941~1944년 임정 계열단체에서 중국 국민정부 행정원에 보낸 양식공급 요청 문서를 모아놓은 문서철이다.
여기에는 소속 대원 87명의 이름, 성별, 나이, 주소 등이 수록돼있고, 특히 현재 독립운동가로 포상되지 않은 광복군 40여명이 처음 확인됐다. 이 가운데 여성 인명이 다수를 차지함으로써 여성 독립운동가 발굴 포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보훈부는 아울러 1943년 12월 7일 중국 장개석 주석에게 발송된 '단향산한미문화협회주석김첨생박사서전'도 발굴했다.
이는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의 한미문화협회 주석인 김첨생 박사가 그해 카이로회의에서 결정된 한국의 자유독립 보장에 대해 감사를 표시한 서한이다.
서한에서 '한미문화협회와 호놀룰루 예수교회 등을 포함한 재미한인들'은 카이로회의 결정이 2300만 한인들로 하여금 해방을 맞게 한 것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한미문화협회는 이승만 계열 한인단체로 1940년대 민족운동과 외교활동 분야에서 활동했고 김첨생은 이를 지원한 하와이의 김창순 목사라고 보훈부는 추정했다.
이번 자료들은 보훈부가 지난달 실시한 대만 지역 사료 수집 활동 과정에서 대만국사관에서 발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