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외연 확장을 위해 반려동물용 의약품 시장에 속속 발을 들이고 있다.
반려동물 인구 증가와 발맞춰 커지는 반려동물용 의약품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전통 제약사뿐 아니라 바이오 벤처도 출사표를 던졌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반려동물의 골관절염에 사용하는 주사제인 '애니콘주'(AniConju)를 18일 출시한다. 이 회사는 최근 의약품 개발 기업 플루토와 이 제품 판매를 위한 업무 협약식을 가졌다. 유한양행은 지난 2021년 국내 제약사 중 처음으로 반려견 치매 치료제 '제다큐어'를 출시한 이후 반려동물 의약품과 사료 관련 기업에 투자하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다른 전통 제약사들도 동물 의약품 개발에 나섰다.
GC녹십자홀딩스의 반려동물 헬스케어 자회사 그린벳은 최근 나노신소재 개발 기업 씨투씨소재와 동물용 의약품과 보조제품 개발을 위해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반려동물 의약품 자회사 '대웅펫'을 설립한 대웅제약은 사람용 당뇨병 치료제 'DWP16001'(이나보글리플로진)을 동물용으로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난 2021년 연구를 통해 이 물질의 동물용 치료제로 개발 가능성을 확인한 대웅제약은 지난해 말 동물에서 안전성과 유효성도 확인했다며 실제 제품 출시로 이어지도록 개발을 가속하겠다고 했다.
동화약품도 반려동물 헬스케어 기업 '핏펫(Fitpet)'에 50억원을 투자하며 동물 의약품을 연구·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동아제약도 최근 사업 다각화를 위한 방안 중 하나로 동물용 의약품 개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 벤처 중에선 박셀바이오가 올 하반기 반려동물용 항암면역치료제 '박스루킨(Vaxleukin)-15'의 허가 신청을 앞두고 있다. 난치성 혈관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 큐라클도 최근 안전성평가연구소 반려동물신약개발사업단과 반려동물용 신부전 치료제 공동 개발을 위한 기술 계약을 하며 동물용 의약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섣불리 사업에 뛰어들기 보단 앞으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동물용 의약품 전문 기업의 제품보다 제약사가 만든 동물용 의약품이 시장에서 차별화가 될진 지켜봐야 한다"며 "향후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뛰어드는 회사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동물약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동물약품 시장 규모는 1조4천313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성장했다. 전체 동물약품 총 판매액 대비 반려동물 전용 제품의 비율도 늘고 있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