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 내려앉으면은 그건 너
축 머금고 있다면 그건 너
둥 울림이 생긴다면 그건 너 ('마음')
아이유는 단독 작사한 '마음'이라는 노래에서 '툭' '쿵' '축' 둥' 같은 의성어를 썼다. 한 글자로 되어 있는 단어로,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반짝 살아있"고 "영영 살아있"는 애정을 모자람 없이 전했다. 아이유는 탁월한 가수이면서, 동시에 '잘 쓰는' 작사가다. CBS노컷뉴스는 아이유가 쓰고 부른 '가사'를 두고 음악평론가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앞서 언급한 '마음'은 아이유 곡 중에서도 가사로 더욱 사랑받는 곡이다. 마노 '아이돌로지' 필자는 "'마음'에서 '영원히 살아있어요'라는 표현을 쓸 법도 한데 굳이 '영영 살아있어요'라는, 다소 문어체에 가까우면서도 멜로디를 효율적으로 살리는 어휘를 고른다. 가사를 정말 잘 쓴다"라고 전했다.
김윤하 음악평론가도 "'이 밤/그날의 반딧불을/당신의 창 가까이/보낼게요'(밤편지)처럼 한 문장에 깊은 밤, 잠 설치며 책상에 앉아 편지를 쓰게 만드는 애틋한 마음을, '툭, 쿵, 축, 둥'(마음) 같은 한 단어에 쉽게 표현할 수 없는 귀하고 복잡한 사랑과 감사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작사가는 흔치 않다"라며 말했다.
황선업 음악평론가는 "앨범 제작 당시에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감정 등을 자신만의 어법으로 노랫말 속에 선명하게 새기되, 대중들이 살갑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표현이나 스토리텔링 측면에서 조금 더 쉽게 풀어내는 과정을 거쳐 이야기를 완성시키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마노 필자는 "아이유의 가사는 무척 담백하면서도 울림이 깊은 것이 특징이기도 한데, 그것이 가장 잘 드러난 곡이 바로 '아이와 나의 바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과감하게 '그러나', 하며 운을 떼고는 '내가 날 온전히 사랑하지 못해서/맘이 가난한 밤이야'라며 툭 던져놓듯 담담히 읊는 첫 소절에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사람은 없지 않을까 과감히 단언해 본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단어나 표현만 잘 고르는 것이 아니라, 곡 안에서 서사를 잘 만드는 것도 무척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러프 포엠'(Love poem)에서 처음 두 코러스 파트의 시작을 '아일 비 데어'(I'll be there)라고 했다가, 곡이 극적으로 치닫는 세 번째 코러스 파트에서는 똑같은 멜로디에 '히어 아이 엠'(Here i am)이라는 가사를 입히는 식이다. 히트곡 '너랑 나'의 뒷이야기 격인 '시간의 바깥' 같은 곡에서도 '이야기꾼'으로서의 아이유의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박희아 저널리스트가 고른 가사가 인상적인 또 다른 곡은 '팔레트' 앨범 수록곡인 '이 지금'이었다. 그는 "'이 지금'은 아이유의 자아가 투영된 노래다. 곱고 사랑스러운 언어로 잘 만들어진, 자기 자신에 대한 찬가가 분명하다고 본다. 그 자신감이 오히려 사람들한테 용기를 준다. 자기 시대로 바뀌는 순간을 되게 예쁘게 노래한 곡이기도 하다. 아이유의 제대로 된 1막이 열린 느낌의 곡"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