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를 반대하는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육군사관학교를 직접 찾아 육사로부터 전달받은 명예졸업장을 반납했다.
독립운동가 윤기섭·이상룡 선생과 지청천 장군의 후손들이 15일 오후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육군사관학교는 조국을 되찾고 겨레를 살리기 위해 몸과 생명을 바쳤던 신흥무관학교 출신 독립투사들의 숭고한 호국 정신을 계승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육사가 2018년 수여했던 수치스러운 명예졸업증서를 되돌려준다"며 "국가와 국민에게 더 이상 죄를 짓기 말기만을 간곡히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독립운동가 윤기섭 선생의 손자인 정철승 변호사는 "육군사관학교가 2018년 2월 일제강점기 독립군학교였던 신흥무관학교를 모태이자 정신적 뿌리라고 공식 발표하고, 육사 한 가운데에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독립운동가 5분의 흉상을 모시면서 신흥무관학교와 관련된 독립운동가들에게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국군은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외적과 싸워본 경험은 없는 반면 자국민을 살상하거나 헌정을 유린한 쿠데타 범죄를 저지른 과오가 있는 부끄러운 역사를 지니고 있다"며 "육사는 침략자 일제에 부역하여 동족을 살상한 일본군 출신 반역자들과 헌정을 유린하고 무고한 시민들을 학살한 쿠데타 범죄자들을 자랑스러운 선배와 롤모델로 여기며 선망하는 장교들을 집단적으로 배출해왔다"고 국군과 육사가 저지른 과오를 꼬집었다.
그러면서 "신흥무관학교 기념사업회는 2012년 결성된 후 수 년 동안 꾸준한 노력을 하여 마침내 2018년에 육군사관학교가 공식적으로 신흥무관학교를 모태로 인정하고 독립운동가 5분의 흉상을 설치했던 것"이라며 "그로부터 불과 5년 만에 육사 출신 국방부장관과 육사, 육사총동창회가 자랑스러운 신흥무관학교, 뜨거운 애국의 역사와 전통을 지우는 모습을 보면서 육사는 태생적인 부정과 원죄가 너무 뿌리 깊어서 이를 바로 잡는 것이 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뼈아픈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고 원통해했다.
육사가 지난달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계획을 공식화한 뒤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지난 1일에는 여천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이회영선생기념사업회·신흥무관학교기념사업회·시민모임독립 등 4개 단체와 더불어민주당 국방위원회 의원들이 직접 육사를 찾아 "독립전쟁 영웅들의 흉상 철거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육사를 정쟁으로 몰아넣지 말라"고 항의했다.
지난달 30일에도 독립유공자 단체와 카자흐스탄 독립운동가후손청년회 등이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기넘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를 향해 "독립전쟁 영웅에게 공산주의 망령을 뒤집어씌우는 역사 쿠데타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