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0개 영화제로 구성된 국내개최영화제연대(이하 영화제연대)는 13일 성명을 발표하고 "영화와 관객의 축제는 온전히 계속돼야 한다. 2024년 영화제 지원 예산 50% 삭감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영진위 영화제 지원 예산을 복원하고, 영화제와 영화문화 발전을 위한 논의 테이블을 즉각 구성하라고 요청했다.
지난 5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2024년 한국 영화 진흥 예산이 734억 원(영화발전기금 464억 원, 일반회계(국고) 270억 원)으로 편성됐다고 밝혔다. 이에 관해 영진위는 "이는 올해 영화발전기금 사업비 대비 5억 원 증가한 규모다. 내년도 정부 예산 증가율이 2.8%로 2005년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인 상황에서 비교적 긍정적인 성과를 거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두고 영화제연대는 "영화 현장은 편성 예산으로 인해 절망과 충격에 휩싸였다"며 "지역 관련 지원 예산이 100% 삭감됐고, 제작과 배급지원 예산도 줄어들었다. 영화와 관객을 매개하는 '국내외영화제육성지원사업' 예산은 50% 삭감됐는데, 국내·국제영화제를 통합해 기존 40개 지원에서 20여 개로 축소하겠다는 방침"이라고 지적했다.
영화제는 영화 창작의 동기와 목표가 되는 기초 사업으로, 강제규 봉준호 류승완 김한민 연상호 이병헌 감독 등 천만 관객 신화의 주인공부터 엄태화 유재선 민용근 정주리 한준희 감독 등 신인 창작자의 산실인 만큼 예산 삭감이 이뤄져선 안 된다는 것이다.
이들 단체는 "영화제 지원 예산 삭감은 영화 창작의 직접 동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며 "영화제 지원 축소는 단기적으로 영화문화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영화 산업에도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 자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제 지원 예산 삭감은 영화 관객의 다양한 체험과 향유권을 침해할 것이다. 무엇보다 영화제 개최 사업은 윤석열 정부에 부합하는 사업"이라며 정부가 국정과제로 발표한 '일상이 풍요로워지는 보편적 문화복지 실현'과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들었다. 그러면서 "지역과 일상에서 문화를 누리는 생활문화시대에 파트너로서 영화제가 계속돼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영화제연대는 "한국에 새로운 창작자가 있다면 작품을 소개하는 영화제도 변함없이 존재해야 한다"며 "한국의 영화 산업은 창작자의 인내에서 싹을 틔웠고 불모의 지역에서 새로운 영화를 발굴해 왔던 노력의 결과다. 영진위의 예산은 산업에서 소외된 영화문화를 증진하기 위한 굳건한 근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