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김회장네 둘째 아들, 유인촌의 귀환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왼쪽 부터),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의 2차 개각 발표 브리핑에 배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MBC 드라마 '전원일기'의 김회장네 둘째 아들 용식이가 다시 돌아온다.
 
이명박 정부 초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을 지낸 유인촌 전 장관이 13일 다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내정됐다.
 
내로라 하는 사람이 한 번 하기도 힘든 장관직을 그는 두 번씩이나 역임하게 됐다.
 
윤석열 정부에는 직업이 장관인 사람이 여럿 있다.

한덕수 총리는 총리만 두 번째이고, 이주호 교육부장관도 교육부 장관을 재수했다.

지난 7월 대통령 문화체육특보로 임영되면서 혹시나했던 유 내정자도 재수한 장관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탁월한 조직장악력,뛰어난 업무추진력,빼어난 용인술 등 화려한 스펙을 자랑하는 쟁쟁한 인물들의 격전장인 장관 자리에 연기자 출신이 두 번이나 임명된 건 참으로 이례적이다.
 
여러번 고사를 했다는 후문인데, 이 정부가 유인촌 내정자에게 그토록 구애를 한 이유는 뭘까?
 
'전원일기'로 돌아가 극중 용식은 학창시절 공부도 곧잘 했지만, 대학생을 둘이나 뒷바라지 해야하는 집안의 형편을 생각해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아버지의 농사일을 돕는다.
 
대학을 졸업한 형에 대한 콤플렉스도 있지만, 형제간 우애가 두텁고 아내에게 살가운 남편이다.

농사일에는 편법과 타협하지 않는 우직한 농군이기도 하다.
 
극중 용식이는 지난 2008년 이명박 정권 초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현실에 등장했다.그리고 강인한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각인시켰다.
 
2008년 10월 국정감사 도중 야당 의원의 'MB 정권의 졸개 발언' 이후 기자들에게 욕설을 하고 주변의 만류로 회의장을 나가면서도 막말을 쏟아냈다.
 
당시 일반 국민들은 그 착한 용식이가 국무위원의 품격은 내팽개치고 검투사로 돌변한데 대해 경악을 금치 못했다.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 온 연기자답게 그도 당시 정부의 입장을 옹호하고 반대 목소리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관료의 역할에 충실했을 뿐이지만, 그가 다시 그 자리에 이름을 올린 이유를 국민들은 의아해 하고 있다.
 
요즘 관가에서는 공무원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온다.

전 정권의 정책에 대해 책임을 묻는 감사 뿐 아니라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공직사회가 움츠러들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 정권에서 요직을 거친 관료들은 믿을 수 없기 때문에 현직에서 배제한다는 말도 나온다.
 
국정과제를 강력하게 추진하기 위해 청와대 비서관들은 대거 차관으로 내려보내고, 8개 부처 대변인을 1급으로 승격시킨 것도 이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국회 청문회 때문에 장관 교체를 꺼린다는 이 정부가 이제는 확실한 내 편이 돼 '가짜뉴스'와 '괴담'에 맞서 싸워 줄 사람을 장관으로 내정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내정 이유야 어쨋든 유 내정자가 15년 전과 달리 김회장네 둘째 아들로 돌아오기를 기대하기는 이번에도 어려워 보인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