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복귀 후 8경기만에 처음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작성했다.
류현진은 13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 홈 경기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6이닝 이상 투구를 했다.
류현진은 3회까지 피안타 없이 호투를 이어가다 4회초 선두타자 코리 시거에게 첫 안타를 허용한 뒤 로비 그로스먼에게 투런홈런을 맞았다. 6회초에는 안타 2개를 맞은 뒤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내줬다.
그래도 인상적인 호투였다. 부상 재발을 막기 위한 투구수 관리 차원에서 그동안 5이닝 투구가 많았던 류현진은 올 시즌 처음으로 6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피홈런 허용이 아쉬움을 남겼지만 그래도 메이저리그 최상위권을 달리는 텍사스의 강타선을 최소 실점으로 묶었다.
'퀄리티스타트'는 선발투수가 해야 할 기본적인 임무를 완수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적어도 팀이 상대와 경합할 기회를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토론토 타선은 5⅓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진 텍사스의 베테랑 에이스 맥스 슈어저에게 꽁꽁 묶였다. 슈어저가 6회 1사에서 갑자기 근육 부상을 호소해 교체됐음에도 토론토는 반전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경기 막판 3점을 만회했지만 부족했다.
토론토는 3-6으로 졌고 류현진은 패전투수가 됐다. 토론토는 와일드카드 레이스 경쟁 팀인 텍사스에게 2연패를 당하면서 분위기가 처졌다.
현지 언론들은 류현진의 투구 내용에 대해 전반적으로 호평했다. 부상 복귀 후 첫 퀄리티스타트 달성에 무게를 뒀다. 시속 100.7km 느린 커브로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강한 공을 던지는 슈어저와 달리 특유의 운영 능력으로 6이닝을 버틴 운영 능력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캐나다 현지 매체 토론토 스타는 '류현진이 토론토가 기대한 결과를 만들어내지는 못했지만 이날 패배를 류현진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류현진은 2022년 5월 이후 처음으로 퀄리티스타트를 했고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2.98로 준수하다'고 전했다.
현지 매체들은 토론토 타선이 비교적 약체들을 상대했던 기간에는 순항했지만 앞으로 일정은 상황이 다르다면서 이날 슈어저에게 압도당한 점, 부상 강판 이후 급하게 등판한 불펜을 공략하지 못한 점 등을 아쉬운 점으로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