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15 시리즈가 다른 나라보다 한국에서 비싸게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보다 10% 가까이 비싼 것은 물론 동북아시아의 이웃 나라들과 비교해도 확연히 높은 수준이다.
애플은 새 제품 가격이 같은 용량의 전작 모델과 동일한 가격 구성이라고 발표했으나, 작년보다 환율이 내려갔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가격 인상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애플에 따르면 아이폰 15 기본 모델의 128GB(기가바이트) 가격은 미국이 799달러, 한국이 125만원으로 각각 책정됐다.
서울 외환시장의 전날 원/달러 마감 환율(달러당 1,327.8원)을 적용하면 799달러는 106만1천원에 불과하다. 한국이 17.8% 비싸다는 이야기다.
물론 미국 출시 가격에는 세금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주별로 세율이 다르지만, 10%라고 가정하면 아이폰 15의 미국 소비자 가격은 한화 116만7천원대로 볼 수 있다. 세후 가격으로 비교해도 한국 출시가가 7% 이상 높다.
아이폰 15 프로 128GB 모델은 한국이 155만원, 미국이 999달러로 출시됐다. 전날 환율과 10%의 세율을 적용하면 실질적인 미국 가격은 145만9천원대로 한국이 6% 이상 비싸다.
고급 모델의 경우 한국과 미국의 아이폰 가격 차가 더 커진다. 128GB 제품이 없는 아이폰 15 프로맥스를 256GB 모델로 비교하면 한국이 190만원, 미국이 1천199달러(세후 약 175만원)로 한국이 8.5% 더 높다.
1년 전 아이폰 14 시리즈 공개일 직전인 9월7일 원/달러 환율이 지금보다 높은 1천380.4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작 모델과 동일한 가격'이라는 애플 측의 발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번에는 당시보다 환율이 4% 가까이 내려갔음에도 원화 기준으로 같은 가격을 매겼다는 점에서다.
환율 변동폭이 더 크긴 했지만 애플이 영국과 독일에서 아이폰 15 가격을 작년 아이폰 14 출시 때보다 각각 50파운드, 50유로 내렸다는 점과도 대조를 이룬다.
특히 아이폰 15 시리즈의 한국 가격은 한·중·일 3국 중에서도 최고가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의 아이폰 15 가격은 12만4천800엔으로 한국보다 10만원 이상 낮은 112만5천원대에 그쳤다.
중국은 5천999위안으로 109만원대에 불과하다.
아이폰 15 프로 역시 일본이 15만9천800엔(약 144만원), 중국이 7천999위안(약 146만원)으로 한국보다 10만원가량 싸게 팔린다. 아이폰 15 프로맥스도 일본 18만9천800엔(약 171만원), 중국 9천999위안(약 182만원)으로 한국과 비교할 때 8~19만원 저렴하다.
최근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애플이 통신비 중 가장 큰 부담을 차지하는 스마트폰 가격을 국내에서 더 높게 받고 있다는 점이 재차 확인된 셈이어서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