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 애플리케이션에서 알게 된 또래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시신까지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정유정(23)이 범행 전 중고거래 앱에서 만난 여성 등 2명을 살해하려 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정씨가 줄곧 계획 범행을 부인해 온 만큼, 재판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정씨에 대한 추가 수사 결과 2차례 살인을 계획한 사실을 확인한 뒤 살인예비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정씨는 과외 앱에서 만난 A(20대·여)씨를 살해하기 며칠 전인 5월 중순, 온라인으로 알게 된 여성 등 2명을 유인해 살해하려고 범행을 준비한 혐의를 받는다.
정씨는 온라인 중고거래 앱에서 알게 된 20대 여성을 범행 대상으로 정했다. 여성을 인적이 드문 북구의 한 산책로로 유인한 뒤 살해하려 했지만 주변에 사람이 있어 범행을 실행하지 못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또 정씨가 중고거래 앱에서 알게 된 10대 남성을 살해하려고 유인한 뒤 약속까지 정했지만, 남성이 약속 장소에 나오지 않아 범행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평소에 흉기를 들고 다녔다"는 정씨 진술을 바탕으로 이들에 대한 범행 시도 당시에도 흉기를 소지하고 살인을 준비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경찰은 지난 6월 정씨를 검찰에 송치한 이후 추가 수사 끝에 이 같은 여죄를 확인했다. 특히 정씨의 인터넷 게시글이나 채팅 내용 등 각종 기록에 대한 분석 결과, 정씨가 A씨를 살해하기 전에도 살인 범행을 계획한 증거를 확보했다. 또 이들 외에도 여러 명에게 온라인 메시지를 보내 유인하는 등 범행을 시도한 정황도 확인했다.
금정경찰서 관계자는 "여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여러 명에게 접근한 사실을 확인했고, 이 가운데 2건은 살인예비를 적용할 만한 근거를 확보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며 "구체적인 범행 시기나 장소, 수법 등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씨에게 살인 예비 혐의가 추가되면서, 향후 재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구속 상태로 기소된 정씨는 재판 과정에서 계획 범행이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 등의 수사 과정에서는 혐의 자체를 부인하다가 진술을 번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처럼 불특정 다수에 대해 범행을 준비한 증거가 나온 만큼, A씨를 살해한 것도 사전에 계획한 행동이라는 정황이 짙어지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