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당구(PBA) 4차 투어에서 '스페인 강호'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가 통산 4번째 정상에 올랐다. 지난 시즌 MVP '슈퍼맨' 조재호(NH농협카드)와 일본의 신성 등 강자들을 눌렀다.
마르티네스는 11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스와이 PBA 챔피언십' 결승에서 모리 유스케(일본)를 눌렀다. 풀 세트 접전 끝에 4 대 3(8:15, 15:3, 15:8, 9:15, 9:15, 15:12, 11:0)으로 짜릿한 우승을 거뒀다.
지난해 11월 2022-23시즌 4차 투어인 휴온스 챔피언십 이후 10개월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상금 1억 원을 거머쥔 마르티네스는 개인 통산 4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마르티네스는 역대 남자부 다승 2위를 달린다. PBA를 떠난 최강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의 8회 우승(왕중왕전 포함)을 따라잡을 대항마로 꼽힌다.
일본인 최초 남자부 우승에 도전한 모리는 우승을 눈앞에서 놓쳐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앞서 32강이었던 개인 최고 성적을 준우승으로 장식한 데 만족해야 했다.
대접전이었다. 모리가 1세트 첫 이닝 뱅크 샷 등 6점에 3이닝 7점을 몰아치며 기선을 제압했다. 마르티네스도 2세트 모리가 6이닝 3점에 그친 사이 공타 없이 15점을 때리며 맞붙을 놨다. 여세를 몰아 마르티네스는 3세트 4이닝까지 9 대 8, 근소한 리드에서 이후 4이닝 동안 나머지 7점을 채웠다.
모리의 반격도 거셌다. 4세트를 8이닝 만에 15 대 9로 따낸 뒤 5세트 1이닝 하이 런 9점을 때리며 승부를 뒤집었다. 6세트에도 모리는 5이닝까지 11 대 5로 앞서 우승컵에 다가서는 듯했다.
하지만 마르티네스의 뚝심이 빛났다. 모리가 4이닝 동안 1점에 그친 사이 8이닝에 3점, 10이닝에 하이 런 5점을 쓸어 담으며 15 대 12로 승부를 파이널 세트로 몰고 갔다. 흐름을 바꾼 마르티네스는 7세트 4 대 0으로 앞선 4이닝에서 폭풍 7점을 몰아치며 11 대 0, 완승으로 우승을 확정했다.
앞서 마르티네스는 난적 조재호를 4강전에서 누르며 우승을 예감했다. 단 1시간 만에 세트 스코어 3 대 0 완승으로 절정의 컨디션을 뽐냈다. 결승에서는 모리의 반격에 고전했지만 꺾이지 않는 정신력으로 재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경기 후 마르티네스는 "상대(모리)가 너무 훌륭한 경기력을 펼쳐 정말 힘들었지만 이를 이겨내고 우승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나에게 찾아올 한 번의 기회를 기다리면서 집중력을 잃지 않은 것이 주효했다"고 승인을 짚었다.
PBA는 오는 14일부터 '웰컴저축은행 PBA 팀 리그 2023-2024' 3라운드로 이어진다. 전용 구장인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팀 리그 3라운드는 온라인(인터파크 티켓) 및 현장 매표소에서 관람권 구매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