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만의 새 앨범이자 여섯 번째 미니앨범 '선 시커'(SUN SEEKER)가 발매되기 나흘 전이었던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크래비티의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앨범 발매 전 먼저 공개된 싱글이자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인 '치즈'(Cheese) 뮤직비디오부터 보고 시작했다. '치즈'는 멤버들이 적극적으로 타이틀로 밀었던 곡 중 하나였다고.
'치즈'는 리드미컬한 베이스와 아름다운 화성의 신시사이저 사운드, 청량한 멜로디가 어우러진 팝 알앤비다. 기타 소리와 트랩 드럼을 곁들여 밝은 분위기를 더 끌어올렸다. 성민은 "투 타이틀이라는 게 확정되기 전인 상태에서 저희가 노래('치즈')를 들었는데, 수록곡으로 가면 타이틀보다는 조금 덜 조명받을 수 있겠다고 걱정했다. 투 타이틀로 활동한다고 이야기 들었을 때 그때 진짜 기뻤다"라고 말했다.
원진은 "(앨범 수록곡) 노래 듣는 날 맨 처음 들었던 곡이 '치즈'다. 저도 요새 작곡·작사 공부하고 있는데 제가 만약 곡을 쓴다면 '이런 식으로 쓰고 싶다'고 느낄 정도로 '치즈'라는 노래가 너무 좋게 다가왔다. 그래서 제가 회사 A&R 분께 가사를 쓰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때 이미 어느 정도 타이틀로 할 생각이 있으셨나 보더라. 이미 가사도 어느 정도 나온 상태라 제 가사가 정말 좋지 않으면 채택되긴 어려울 거라고 하셨지만, 연습 겸 해서 써서 냈었다"라고 말했다.
'치즈'는 크래비티에게 여러 '처음'을 선물한 곡이다. 일단 더블 타이틀곡 체제로 선공개 싱글을 낸 게 처음이었다. 또한 처음으로 뮤직비디오를 해외 로케로 찍었다. 멤버 앨런의 고향이기도 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촬영했다. 민희는 "뮤직비디오를 미국에 가서 찍은 건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 저희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거여서 굉장히 기대를 많이 했다. (회사가 신곡에) 힘을 많이 쓰려나 보다"라고 해 폭소를 자아냈다.
앨런은 "그치만 언제 또 이런 기회가 오겠나. 그래서 민망하더라도 조금 참고 힘을 내서 잘 마무리했던 것 같다"라며 "촬영 끝나고 나서 '너랑 멤버들이 고생하는 거 직접 눈으로 보니까 굉장히 기특하고 대견하다'고 하셨다. 그동안 고생한 게 잘 보여서 너무 뿌듯하기도 했고 좋은 말씀을 해 주셨다"라고 부연했다.
'치즈' 뮤직비디오를 찍으면서 '원 테이크' 촬영도 경험했다. 형준은 "저희가 안 해 봤던 원 테이크 촬영을 굉장히 많이 했는데 감독님이랑 저희의 카메라 구도 합이 굉장히 중요해서 준비를 굉장히 많이 해 갔다"라며 "다행히 잘 나왔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세림은 미니 골프장에서 골프 치는 장면 뒷이야기를 전했다. 세림은 "제가 태어나서 골프를 처음 쳐 보는데, 오랫동안 운동해 왔고 구기 종목을 다 잘하기 때문에 몸으로 하는 건 다 자신이 있었다. 쉬는 시간에 해 보니 골프는 아닌 것 같더라"라고 고백해 일동 웃음을 터뜨렸다.
정모는 '치즈' 뮤직비디오 마지막을 담당했다. 그는 "원래는 영화 '데드풀' 쿠키 영상을 오마주한 건데, '쿠키가 나오는데 왜 아직까지 영화관에 있냐? 빨리 집으로 가라'고 끝내는 게 있는데, 팬분들한테 하는 것이다 보니 강하게 가라고는 못하고 좀 귀엽게 '끝났으니 집에 가서 한 번 더 봐라' 이런 식으로 바꿔서 표현해 봤다"라고 설명했다.
태영은 '레디 오어 낫'을 두고 "사운드가 되게 펑키하면서도 신나는 느낌이 있어가지고 듣자마자 무대 하는 크래비티 모습이 상상됐다. 정말 보는 사람도 즐길 수 있는 저희 모습이 상상돼서, 첫인상이 되게 좋았다"라고 돌아봤다. 원진은 "'레디 오어 낫'의 훅 부분 멜로디가 계속 머릿속에 맴돌더라. 자동적으로 튀어나오기도 하고 흥얼거리기도 했는데, 그런 중독성을 팬분들께서도 많이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세림과 앨런은 '레디 오어 낫' 작사에 참여했다. 세림은 "제목이나 곡 내용에 맞춰서 가사를 쓰려고 노력하는데 '레디 오어 낫'은 준비가 됐든 안 됐든 나는 질주하고 나아갈 거라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앨런은 "개인적으로 청춘 하면 아픔, 꿈, 희망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라며 "일단 '부딪혀 봐라' 하고 청춘들과 저희 러비티(공식 팬덤명)가 용기 낼 수 있게 곡을 써 봤다"라고 전했다.
'치즈'와 '레디 오어 낫' 두 곡을 타이틀곡으로 한 이유를 묻자, 태영은 "요즘 트렌드가 이지 리스닝 곡이 많다 보니까 수록곡보다는 타이틀로도 보여드리고 싶었다. 퍼포먼스적인 부분도 무대를 꼭 보여드리고 싶었기 때문에 '레디 오어 낫'이 퍼포먼스라면, '치즈'는 좀 더 이지 리스닝 곡이다"라고 소개했다. 대중성과 정체성을 다 잡겠다는 뜻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민희는 "그렇다"라고 했고, 형준은 박수로 화답했다.
'청춘'을 큰 주제로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원진은 "저희 팬분들과 K팝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첫 번째로 저희만의 색깔을 인식시키고 싶은 욕심이 컸기 때문에, 크래비티 하면 청량한 청춘을 노래하는 팀이라는 인식을 넣어 드리고 싶은 마음에 준비했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크래비티는 퍼포먼스가 강조된 노래도, 조금 더 듣기 편한 노래도 모두 자신 있다고 말했다. 민희는 "지금은 굉장히 청량한 타이틀로, 저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그림을 보여준다. 이 나이대에 보여줄 수 있는 걸 해야 한다는 생각에 청량을 많이 보여주되, 심심할 수도 있어서 수록곡엔 강한 곡이 많다"라며 "강렬한 거든 청량한 거든 잘할 자신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선 시커'에서 가장 센 노래는 무엇인지 묻자, 태영은 "'메가폰'(MEGAPHONE)이라고, 가장 힙한 느낌의 곡이지 않나 싶다. 저희가 힙한 느낌 노래를 안 한 지 꽤 오래됐고 이런 노래로도 퍼포먼스 해서 더블 타이틀 이후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멤버 우빈은 작사와 작곡에 참여한 '바이브레이션'(Vibration)이라는 곡을 실었다. 우빈은 "'바이브레이션'은 세 번째로 수록된 저의 자작곡인데 지금까지는 되게 밝은 분위기의 곡을 만들어서 들려드렸다면 이번에는 조금 달라진 모습이다. 제가 생각하는 크래비티 퍼포먼스를 확실히 보여줄 수 있는 느낌이 뭘까 하다가 약간은 몽환적이고 섹시한 느낌으로, 퍼포먼스 보여주기 좋은 곡으로 한번 만들어보고 싶었다"라고 소개했다.
성민은 "'바이브레이션' 들었을 때 우빈이 형이 퍼포먼스 보여줄 수 있는 곡도 만들 수 있구나 해서 굉장히 놀랐다"라고 감탄했다. 원진은 "우빈이 형은 연습생 때도 작곡을 되게 많이 해서 작업물을 저한테 많이 들려줬다. '컬러풀'(Colorful) '라이트 더 웨이'(Light the way)의 무드도 되게 좋지만 연습생 때 썼던 무드도 기다리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바이브레이션'이 제가 생각하는 우빈이 형 이미지랑 맞고, 노래도 잘 나온 것 같다"라고 칭찬했다.
태영은 이번 활동을 하면서 '폭룡적이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요즘 신조어인 것 같은데 되게 많은 사람들이 쓰는 것 같다. 뭔가 정확한 뜻은 알지 못하지만 아주 좋다는 뜻 같다. '폭룡적이다'라고 하면 MZ(세대)분들이 좋아하시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