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손·삽으로 필사적 구조…"잔해에 깔린 사람 많아" 우려

인명피해 2천명 넘긴 모로코 강진…사상자 더 많아질 가능성
산악지대라 접근 난항…현지 주민 "비명 들려도 장비가 없다"

9일(현지시간) 지진으로 무너져내린 모로코 마라케시 인근 마을 주택의 모습. 연합뉴스

강진으로 2천명 넘게 희생된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필사적인 실종자 구조·수색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큰 피해가 발생한 지역들이 험준한 산간에 위치해 구조대원들은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10일 외신에 따르면, 진앙지인 알하우즈주를 비롯해 치차우아, 타루단트 등 험준한 고산 지대의 시골 마을들이 인명 피해가 컸다. 
 
알하우자주는 진앙과 가까워 1293명이 숨져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곳이다. 타루단트주가 두번째로 많은 452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아틀라스산맥에 자리 잡은 산골 마을은 도로가 좁은데다가 구불구불해 구조 작업을 더디게 했다.
 
피해지역인 알하우자주 물라이 브라힘 마을 근처에서는 절벽에서 떨어진 큰 암석이 도로를 일부 막고 있다. 이 지역에 사는 라센(40)은 아내와 네명의 자녀를 한꺼번에 잃었다. 그는 AFP통신에 "나는 모든 것을 잃었다"며 절망감을 드러냈다
 
지진에 속절없이 무너진 모로코 마라케시 건물. 연합뉴스

진앙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은 17만 2천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 주민들은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린 실종자들이 많다고 증언하고 있어 사상자는 더 늘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직 중장비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은 마을에선 주민들이 맨손으로 힘겨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삽과 곡괭이로 잔해를 파헤쳐보지만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잔해 밑에서 비명이 계속 들리는데 꺼낼 수 있는 장비가 없다"는 알하우즈주 아스니 마을 주민의 말을 전했다.
 
국제 적십자·적신월사 연맹(IFRC)의 글로벌 운영 책임자인 캐롤라인 홀트는 성명에서 "앞으로 24시간에서 48시간이 생명을 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오우아르가네 계곡 등의 경우 지진으로 전기가 끊기고 통신망도 마비되면서 지역 전체가 고립된 됐다고 한다.
 
외신들은 시골 주민들이 경제적 문제로 건축업자를 통하지 않고 직접 집을 짓다보니 부실한 건물이 많아진 게 피해를 키웠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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