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배구연맹(KOVO)은 10일 오후 2시 서울 강서구의 메이필드 호텔 메이필드 볼룸에서 2023-2024시즌 여자부 신인 드래프트를 진행했다. 39명의 고등학교 졸업 예정자와 1명의 대학교 재학생 등 총 40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지명 순서는 지난 2022-2023시즌 최종 순위의 역순이었다.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한국도로공사는 1%의 가장 낮은 지명 확률을 받았고, 가장 늦은 7순위 지명권이 주어졌다.
하지만 지난 시즌 중 단행된 트레이드 덕분에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한국도로공사는 페퍼저축은행에 세터 이고은(28)과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고 1라운드 지명권을 받은 바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차지했지만 한국도로공사에 양도해야 했다.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전체 1순위로 한봄고 미들 블로커 김세빈(18·187cm)을 지명했다. 김세빈은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서 최대어로 꼽힌 선수다. 제14회 18세 이하(U18) 아시아배구선수권대회에서 미들 블로커상을 수상했고, U18와 U19, U20 대표팀에서도 에이스로 활약하며 기대를 모았다.
김 감독은 1라운드에서 7순위로 한 번 더 지명권을 행사했고, 선명여고 신은지(18·176cm)의 이름을 호명했다. 아포짓 스파이커와 아웃사이드 히터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신은지는 강력한 서브가 장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에는 19세 이하(U19) 대표팀에서도 주전으로 활약해 눈길을 끌었다.
2022-2023시즌을 마친 뒤 한국도로공사는 FA로 풀린 주포 박정아(페퍼저축은행), 맏언니 정대영(GS칼텍스)을 붙잡는 데 실패했다. 이후 아시아 쿼터로 태국 출신 아포짓 스파이커 타나차 쑥솟(24), 새 외국인 선수 반야 부키리치(24) 등을 영입하며 전력 누수를 메웠지만 여전히 불안감이 따랐다.
하지만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서 대어들을 낚으며 아쉬움을 털었다. 1라운드에서만 2명의 선수를 지명하며 이번 신인 드래프트의 승자로 떠올랐다.
뒤이어 7순위로 지명한 신은지에 대해서는 "기본기가 좋고 배구를 잘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 쿼터가 아포짓을 소화하기 때문에 신은지를 아웃사이드 히터로 기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 감독은 이번 신인 드래프트 결과에 대해 굉장히 흡족해 했다. 그는 "블로킹이 잘 되지 않아서 수비가 어려운 때가 많았다"면서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이 항상 많았는데 이번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페퍼저축은행은 2라운드에서 가장 먼저 지명권을 행사했고, 일신여상 아포짓 스파이커 류혜선(18·178cm)을 지명했다. 뒤이어 트레이드를 통해 받은 7순위에서는 포항여고 세터 박수빈(18·178cm)을 선택했다.
한국도로공사는 3라운드에서 지명권을 포기했고, 페퍼저축은행은 경남여고 세터 이주현(18·163cm)을 선택했다. 4라운드 지명권은 두 구단 모두 행사하지 않았다.
비록 FA 시장에서는 박정아가 페퍼저축은행으로 떠나면서 큰 출혈이 있었지만,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페퍼저축은행보다 좋은 결과를 얻었다. 김 감독은 "그래도 (박)정아가 있으면 더 좋을 텐데"라며 "나중에 대표팀 소집을 마치면 밥을 한 번 사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GS칼텍스도 1라운드에서 2명의 선수를 지명했다. 지난 시즌 중 트레이드를 통해 흥국생명에 세터 이원정(23)을 보내고 1라운드 지명권을 건네 받았다.
GS칼텍스는 1라운드 4순위로 중앙여고 세터 이윤신(18·172cm)을 지명했다. 이어 흥국생명에 양도 받은 5순위 지명권으로 제천여고 리베로 유가람(18·166cm)을 선택했다.
이윤신과 유가람의 이름을 호명한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은 "아직 어린 선수지만 알짜배기라 생각한다"면서 "경기에 임하는 태도를 좋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들이 가진 능력 보여준다면 미래에 좋은 자원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