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탁구 여자 복식 간판 신유빈(대한항공)-전지희(미래에셋증권)가 아시아선수권 2연패에 도전했지만 접전 끝에 중국에 막혔다.
둘은 9일 강원 평창돔에서 열린 '2023 평창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복식 4강전에서 쑨잉사-왕이디(중국)에 1 대 3(5-11 11-5 9-11 8-11)으로 졌다. 동메달을 보태는 데 만족해야 했다.
신유빈-전지희는 지난 2021년 카타르 도하 대회 우승을 합작했다. 다만 당시는 중국이 코로나19를 우려해 출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중국은 최강 전력을 갖춰 대회에 출전했다. 이번 대회는 오는 9월 자국에서 열리는 항저우아시안게임을 앞둔 전초전 성격이 짙다.
쑨잉사와 왕이디는 복식 출전이 거의 없어 세계 랭킹이 없다. 그러나 단식에서는 각각 세계 1위와 3위에 올라 있다. 기본적인 기량에서 9위인 신유빈, 33위인 전지희보다 앞선다. 복식 세계 1위인 신유빈-전지희가 질 수밖에 없던 이유다.
이날도 쑨잉사는 1게임부터 차원이 다른 강한 드라이브로 신유빈, 전지희를 괴롭혔다. 신유빈도 지지 않고 강력한 드라이브로 왕이디의 범실을 유도하고, 전지희 역시 날카로운 백핸드 푸시로 팽팽한 승부를 이었다.
하지만 중국은 철옹성이었다. 쑨잉사의 허를 찌르는 백 푸시와 왕이디의 앵글 드라이브가 잇따라 꽂히고 한국의 범실이 나오면서 점수가 4 대 8로 벌어진 끝에 1게임을 5 대 11로 내줬다.
2게임에서 신유빈, 전지희는 분위기를 바꿨다. 6 대 3까지 앞선 가운데 전지희의 백핸드와 신유빈의 드라이브가 잇따라 작렬했다. 당황한 중국이 실책을 연발하면서 점수 차는 8 대 4까지 벌어졌고, 신유빈이 왕이디의 공격을 제대로 받아치면서 11 대 5로 2게임을 따냈다.
승부처였던 3게임에서 아쉬웠다. 초반 쑨잉사의 노련한 백핸드 드라이브와 회전이 걸린 포핸드 드라이브에 신유빈, 전지희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공방전에서 왕이디의 강력한 공격까지 터졌다. 신유빈이 날린 회심의 드라이브도 네트를 맞고 아웃되면서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4 대 8까지 뒤졌지만 완급 조절로 상대 실책을 유도하고 전지희의 드라이브가 터지면서 8 대 8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신유빈의 공격이 실패하고, 쑨잉사의 백핸드가 들어가면서 아쉽게 경기를 내줬다. 4게임도 8 대 8에서 쑨잉사의 묵직한 드라이브가 잇따라 터지면서 경기를 내줬다.
앞서 열린 4강전에서는 왕만위-천멍(93위·중국)이 기하라 미유-나가사키 미유(8위·일본)를 접전 끝에 게임 스코어 3 대 2로 눌렀다. 전날 남자 복식에 이어 중국은 여자 복식도 금, 은메달을 확보하며 최강임을 입증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노 골드'로 마무리했다. 중국에 막혀 여자 단체전 은메달, 남자 단체전 동메달에 머물렀고, 남자 복식 세계 1위 장우진-임종훈(한국거래소)과 안재현(한국거래소)-박강현(한국수자원공사)도 4강에서 중국에 지면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혼합 복식 임종훈-신유빈도 동메달을 수확했다. 대표팀은 오는 19일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중국 항저우로 출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