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치 검찰 연민 느껴…정적 제거용 범죄 조작"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오전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경기 수원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이 대표의 검찰 출석은 당 대표 취임 이후 다섯번째다. 황진환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관련 검찰 조사를 받고 청사를 나오면서 "정치 검찰에 연민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9일 검찰 조사 약 8시간 만에 '건강상 이유'로 조사를 중단하고 조서 열람 등을 한 뒤 수원지검 청사를 나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내용으로 범죄를 조작해 보겠다는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예상 대로 증거라고는 단 하나도 제시받지 못했다"며 "전해 들었다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말이나 아무런 근거가 되지 않는 정황, 아무 관계 없는 도정 관련 얘기로 긴 시간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검찰 권력을 사유화해 정적을 제거하고 범죄를 조작하는 행태는 반드시 청산돼야 할 악습"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이 12일 재소환 방침을 밝힌 데 대해서는 "무소불위 검찰이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할 수밖에 없는 패자 아니겠느냐"며 "조사를 다 못했다고 또 소환하겠다고 하니까 날짜를 협의해 다섯 번째든 여섯 번째든 나갈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날 오전 이 대표는 검찰에 출석하면서 "화무십일홍, 권력이 강하고 영원할 것 같지만 그것도 역시 잠시일 뿐"이라며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권은 반드시 심판받았다는 사실이 역사이고 진리"라고 말했다.

검찰 조사 답변 요약문을 SNS에 올려 "쌍방울의 주가부양과 대북사업을 위한 불법 대북송금이 이재명을 위한 대북송금 대납으로 둔갑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2019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으로 경기도가 냈어야 할 북한 스마트팜 조성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는 물론, 당시 북측이 요구한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모두 800만 달러를 북한에 보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표가 쌍방울의 대납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이 대표를 제3자뇌물 혐의로 입건했다.

수원지검은 이날 이 대표 조사를 마무리한 뒤 서울중앙지검의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과 대북송금 사건을 묶어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었지만,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청구 시점이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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