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지진 사망자 820명…얕은 진원에 '천년고도' 강타

사망 820명, 부상 672명으로 늘어
얕은 진원·벽돌·심야, 악조건 겹쳐
세계문화유산 천년고도 등 피해도

9일(현지시간) 모로코 마라케시의 구시가지에서 한 여성이 지진으로 파손된 집 앞에 서서 울고 있다. 연합뉴스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820명으로 늘었다.

얕은 진원과 노후화된 주택, 심야 등의 중첩된 악조건으로 피해 규모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늘어나는 인명 피해…산간 지역 구조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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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모로코 현지 국영방송은 전날 밤늦게 발생한 규모 6.8의 강진에 따른 사망자 수가 이 같이 늘었다고 보도했다.

모로코 내부무에 따르면 현재까지 부상자 수는 672명으로 집계됐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8일 밤 11시 11분쯤 모로코 마라케시 서남쪽으로 72㎞ 떨어진 지역에서 규모 6.8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1900년 이후 이 지역을 강타한 최고 규모의 지진이다.

모로코 지구물리학센터는 아틀라스산맥에 있는 이그힐 지역에서 지진 강도가 7.2로 측정됐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지진으로 큰 인명피해가 발생한 모로코 남서부 주민들은 무너져 내린 건물 주변에서 겁에 질려 질주하거나 오열하는 등 큰 충격에 휩싸인 분위기다.

한 모로코 언론인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모로코 사람들은 지진 대응방법을 잘 모르는데, 아무도 그들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모로코 구조 당국은 "주거 환경이 열악하고 구조대 접근이 어려운 산간 지역에서 다수 사상자가 나왔다"고 전했다.

수색과 구조 작업, 구급차 투입과 구호물 전달 등이 차질을 빚고 있는 만큼, 시간이 지나면서 사상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얕은 진원·벽돌·심야, 악조건 겹쳐 무너진 '천년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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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모로코 지진은 여러 악조건들이 겹치면서 막대한 인명 피해를 초래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진원이 깊지 않아 충격이 더 컸다는 점이다. 진원 깊이는 18.5㎞로 얕은 위치에서 지진이 발생하면서 에너지가 지각을 강하게 흔든 것이다.

이 때문에 마라케시부터 수도 라바트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건물이 흔들리거나 무너져 내렸다. 심지어 모로코에서 멀리 떨어진 포르투갈과 알제리에서도 진동이 느껴질 정도였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진앙 근처의 주거지는 폐허로 변했고, 진앙에서 77㎞ 떨어진 인구 84만명의 중세고도 마라케시까지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현지 언론들은 지진에 취약한 진흙 벽돌집이 많아 피해가 컸다는 진단도 내놓고 있다.

실제 마라케시는 '붉은 도시'로 불릴 정도로 도시 전체가 붉은 벽돌로 가득 차 있다.

마라케시 구시가지 주변의 고대 성벽에는 커다란 균열이 발생했고, 거리에는 돌무더기가 널려 있는 상태다.

또한 지진이 늦은 밤에 발생해 잠을 자고 있던 시민들이 대피할 새도 없이 건물 잔해에 매몰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지진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마라케시 구도심의 문화 유산들도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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