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빙상경기연맹(ISU) 김재열 회장(54)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자리를 예약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이기도 한 김 회장은 장인인 고(故)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뒤를 이어 IOC 위원으로 활동하게 됐다.
IOC는 8일(현지 시각) 홈페이지에 "집행위원회에서 김재열 회장을 비롯해 총 8명을 신임 위원 후보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10월 15일부터 17일까지 인도 뭄바이에서 열리는 제141차 IOC 총회를 통해 여성 4명, 남성 4명 등 총 8명의 신임 IOC 위원을 뽑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의 IOC 위원 당선은 사실상 확정적이다. 집행위원회 추천을 받은 회원 후보가 총회 투표에서 낙선한 경우는 거의 없는 까닭이다. 김 회장은 이미 서류 심사, 윤리위원회 검증, 후보 추천위원회 등을 통과해 만반이 준비를 마쳤다.
IOC 위원의 정원은 115명인데 9일 현재는 99명이다. IOC 총회에서 8명이 추가되면 107명이 된다. IOC 위원은 개인 자격(최대 70명),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 자격, 국제연맹(IF) 대표 자격, 선수 위원(최대 각 15명)으로 구성되는데 김 회장은 ISU 수장으로서 IF 대표 자격으로 IOC 위원이 된다.
IOC 위원은 올림픽 개최지 선정 등 국제 스포츠계의 굵직한 행사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때문에 김 회장이 IOC 위원에 선출되면 한국의 스포츠 위상도 높아질 수 있다.
김 회장이 당선되면 한국은 3명의 IOC 위원이 활동하게 된다. 현재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 등 2명이다. 유 회장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선수위원으로 선출됐고, 이 회장은 NOC 대표 자격으로 지난 2019년에 뽑혔다. 한국에서 IOC 위원 3명이 동시에 나온 것은 이건희 회장과 고(故) 김운용 위원,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이 활동한 2000년대 초반 이후 처음이다.
이 회장은 1996년부터 2017년까지 IOC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김 회장은 이 회장의 둘째 딸인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의 남편으로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부위원장, 대한체육회 부회장, 베이징동계올림픽 IOC 조정위원회 위원, ISU 집행위원 등을 역임했다. 특히 지난해 6월 비유럽인으로는 최초로 ISU 회장 선거에서 당선됐고, IOC 위원에도 오르게 됐다.
다만 선수위원의 임기는 8년이라 유 위원은 내년 파리올림픽 이후 물러난다. 이 회장도 70세가 되는 2025년까지만 IOC 위원으로 활동할 수 있다. 유 위원의 뒤를 이어 '골프 여제' 박인비가 한국 신임 선수위원 후보로 선정돼 파리올림픽 동안 각 나라 국가대표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선거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