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예보의 기적'을 이룬 한국 탁구의 전설 이에리사(69) 전 국회의원이 유망주들을 위해 거액을 쾌척한다.
대한탁구협회는 8일 "이에리사 전 의원이 중·고등학교 탁구 선수들을 위해 장학금 1억 원을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협회를 통해 "탁구의 전성기는 15~19세에 찾아온다는 점에서 고등학교 때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가 나와야 한다"면서 "중·고 선수들의 사기를 올려주고 싶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전 의원은 또 "안방에서 열리는 평창아시아선수권, 부산세계선수권 등을 통해 한국 탁구가 다시 우뚝 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협회는 중·고탁구연맹과 함께 오는 9일 평창아시아탁구선수권 시상식 현장에서 이 전 의원의 장학금 기탁식을 열 예정이다.
협회 유승민 회장은 "내년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50년 전 세계를 제패하신 대선배 이 전 의원님의 귀한 뜻을 후배들을 위해 잘 쓰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전 의원은 지난 1973년 사라예보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정현숙, 박미라, 김순옥, 나인숙과 함께 한국 구기 종목 사상 최초의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따냈다.
이 의원은 당시 19세의 나이로 단체전 단식에서 19전 전승을 거뒀다. 중국, 일본을 누르고 우승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해냈다.
올해는 사라예보의 기적 50주년으로 이 전 의원은 기부에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한국 탁구는 아시아선수권 이후 항저우아시안게임을 치르고 내년 2월 부산에서 세계선수권(단체전)을 개최에 이어 7월 파리올림픽에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