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이 말한 '공격 축구'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파울루 벤투 감독과 함께 만들었던 기존 색깔마저 사라졌다. 그야말로 무색무취 축구다.
3월 A매치(콜롬비아 2대2 무승부, 우루과이 1대2 패배)는 이해할 수 있다. 부임 후 자신의 색깔을 입힐 시간이 없었다. 6월 A매치(페루 0대1 패배, 엘살바도르 1대1 무승부)도 양보할 수 있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빠졌고, '캡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스포츠 탈장 수술 여파로 엘살바도르전 막판 21분만 뛰었다.
이제 달라질 때가 됐다. 벌써 5번째 A매치다. 게다가 6월 A매치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던 두 발롱도르 후보 손흥민과 김민재가 정상적으로 합류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을 조규성(미트윌란)과 투톱으로 세웠다. 공식적은 포메이션은 투톱이었지만, 손흥민에게 프리롤을 부여했다.
손흥민은 부지런히 움직였다. 최전방은 물론 왼쪽 측면에서도 공간을 찾으려고 애썼다. 전반 18분 첫 슈팅도, 전반 40분 첫 유효슈팅도 모두 손흥민이 기록했다. 여기에 공을 받기 위해 중원까지 내려왔고, 적극적으로 수비에도 가담했다.
하지만 손흥민의 강점을 살리지 못했다. 정작 프리롤은 클린스만 감독이 손흥민에게 많은 짐을 떠안긴 모양새가 됐다. 손흥민을, 또 공격을 살릴 전술은 보이지 않았다.
아시아 수비수 최초로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김민재도 빛났다. 김영권(울산 현대)이 아닌 정승현(울산)과 호흡을 맞췄고, 위치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살짝 바뀌었다. 그럼에도 웨일스의 공격을 차단했고, 최전방으로 향하는 롱패스도 날카로웠다.
두 발롱도르 후보의 합류에도 결과는 0대0 무승부였다. 유효슈팅은 고작 1개.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5경기째 승리가 없다.
가장 큰 문제는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이었다.
빌드업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당연히 공격 축구는 나올 수가 없었다. 공을 소유하고 있지만, 웨일스 압박에 밀려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그런데 이렇다 할 전술 변화도 없었다. 그 전술 내에서 선수만 바꿀 뿐이었다. 무색무취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축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