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오는 9일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수원지검에 출석한다.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 지 10일째 되는 날로, 이 대표는 이날 검찰에 맞서는 '투사' 이미지를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표가 단식과 동시에 '검찰 독재'에 대항하는 모습을 연출해 추후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 시 당내 결집을 이끌어내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지난 7일 국회 브리핑에서 "이 대표는 국회 대정부 질문이 끝난 직후인 9일 검찰에 출석해 윤석열 정권의 무도한 소환에 당당히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검찰과 이 대표 양측은 조사 일정에 이견을 빚으며 소환 조사가 두 차례 불발된 바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단식 중인 이 대표는 체온이 떨어지고 '물 소화'도 안 되는 등 건강이 악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여전히 당무와 일정을 소화하면서 검찰에도 홀로 출석할 방침으로 '강한 야당 대표'의 모습을 보이겠다는 각오다. 박 대변인은 이 대표의 단식 상황에 대해 "수척해져서 힘들지만 당 대표가 얼마든지 조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9일 조사를 마치면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중인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도 함께 묶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9월 정기국회가 열린 상황이라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면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에 따라 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을지 여부가 결정된다.
당내에선 이 대표가 결국 병원에 실려 갈 때까지 단식을 이어가다가 종국엔 정치적인 변화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현재까진 민주당 설훈, 전해철 의원 등 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이 대표를 지지 방문하면서 단합하는 모양샌데, 향후에도 원팀 기조를 이어가려면 '방탄'이 아닌 '체포동의안 가결' 요청 등 이 대표의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관련해 한 재선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이미 '불체포 특권 포기'를 약속하지 않았느냐"며 "최악은 당 지도부가 아무런 결정을 안 하고 의원들의 자율 투표에 맡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계파색이 옅은 한 초선 의원도 "이 대표 본인이 말한 게(불체포 특권 포기) 있으니 결단력을 보여주지 않을까"라며 "결국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갈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