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 교사 A씨는 최근 4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을 통해 학생들의 생활기록부를 출력하려고 했지만 타 지역 학생의 생활기록부가 인쇄됐다. 원인을 파악한 결과 같은 시간대에 다른 지역에서 생활기록부를 동시에 출력하겠다고 입력하면서 생긴 오류로 파악됐다.
A씨는 "특정 학생의 개인정보가 타 지역 교사에게 노출될 수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례2. 고등 한국사 교사 B씨는 최근 1·2학년 학생들의 성적을 전산에 산출하려 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올해 5월까지 사용했던 3세대 NEIS 프로그램에서는 작동했던 기능이었다.
B씨는 "4세대 NEIS 프로그램이 도입되면서 이전보다 안되는 기능이 오히려 늘었다"면서 "새로운 전산 프로그램을 도입했지만 기능은 오히려 이전 프로그램보다 퇴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호소했다.
지난 6월 개통한 4세대 지능형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나이스)에서 여전히 오류가 반복돼 대입 앞둔 학생과 일선 교사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교육부 "2024 대입전형자료 생성 완료…만반의 준비"
교육부는 7일 전국 고등학교의 2024학년도 대입전형자료(학교생활기록부) 생성을 100% 완료했다고 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11~15일 수시 원서접수가 끝나면, 각 대학교는 16일부터 4세대 나이스(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 접속해 '2024학년도 대입전형자료'를 수신하게 된다.2024학년도 수시모집 대입전형자료 온라인 제공학교(참여학교)는 2514교이고, 학생은 재학생 40만1160명, 졸업생(2016.2~2023.2) 420만4694명 등 총 460만5854명이다.
교육부는 "4세대 나이스 개통상황실을 통해 2024학년도 대입전형자료 온라인 제공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며, 고등학교와 대학교의 불편사항 접수 즉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오류 있었지만 큰 문제 아냐"…오류 사실은 인정
그러나 교육부는 이날 오전 보도 참고자료를 배포해 나이스에 오류가 반복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을 인정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25일 '2022 개정 교육과정' 과목 등록 과정에서 '국어'를 '즐거운 생활'로 등록해 오류가 발생했지만 즉시 개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오전 8시40분부터 시스템 장애가 발생해 나이스 대입 자료가 입력되지 않는 오류가 발생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같은 날 오전 9시 20분부터 장상적으로 자료가 입력됐다"며 프로그램 오류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자율활동 시간을 입력하는 도중 기록한 사항이 한 개 더 표시되거나 일부 학생의 자료가 사라진다는 오류에 대해서는 '사용 미숙'으로 인한 현상이라고 해명했다.
강제 로그아웃·답안지 유출…도입 초기부터 오류 반복된 '4세대 나이스'
그러나 현장 교사들은 나이스의 오류 문제가 해소됐다고 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수도권의 한 고교 교사는 "4세대 나이스의 가장 큰 문제는 이전 1·2·3세대 나이스 프로그램과 비교해 질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이같은 주장이 나오는 이유는 4세대 나이스가 도입 초기부터 많은 문제를 노출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21일 개통한 4세대 나이스는 개통 직후 다른 학교 시험 답안지 유출과 강제 로그아웃 현상 등 잇단 오류로 교사들의 불만을 샀다.
당시 교사들은 충분히 프로그램 사용법을 익힐 수 있는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 시기가 아닌 1학기 기말고사를 준비하는 6월말에 프로그램을 도입·개통하면서 충분히 프로그램 사용법을 익힐 수 없어 혼란이 더욱 커졌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 많은 학교들이 1학기 기말고사 성적을 여름방학이 한참 지난 뒤에야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등 차질을 빚었다.
당시에도 교육부는 개통 상황실을 운영하면서 실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나이스가 원활히 작동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채점과 성적 처리 등에서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교사·학부모 단체 "혼란 초래…교육부장관 사퇴" 촉구도
급기야 지난 7월 3일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등 교사·학부모 단체 6곳이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4세대 나이스 도입을 추진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결국 교육부는 지난달 10일 전국 고교에 공문을 보내 고3 담임교사들이 학생 3명을 임의로 선정해 나이스 학생부 원본, 학교에서 대학에 보낼 대입전형자료, 행정실에서 발급하는 학생부 민원서류를 비교하고 점검 결과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당시 교육부는 4세대 나이스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차원이 아닌 대입 관련 사전 점검 차원에서 내린 지시라고 설명했다.
학부모 "오류 반복 나이스…교육당국 불신으로 이어질까 우려"
교육부 해명에도 불구하고 고3 담임교사들은 여전히 대입 전형에서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수도권의 또 다른 고교 교사는 "4세대 나이스가 오류 문제를 해결했다고 하기에는 여전히 오류가 감지되고 있다"며 "고3 교사들은 입력을 마쳤지만 자신들이 입력한 정보가 대입 수시나 정시에서 잘못 산출되는 게 아닌지, 제자들의 대입을 망치는 건 아닌지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4세대 나이스를 도입한 지 2달이 넘었지만 오류가 반복되자 학부모들도 불만을 내놓고 있다.
수도권의 학부모단체인 경기교육희망네트워크 주미화 공동대표는 "애초 교육부가 4세대 나이스에 대한 검증을 충분히 한 뒤 도입했다면 이런 혼란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 것"이라며 "반복되는 오류 소식에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이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다. 나아가 학생과 학부모가 교육당국을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