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으로 숨진 교육공무원…2년 만에 순직 인정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도 공무상 질병으로 인정
인사혁신처, 순직 결정 통지문 유족에게 발송

스마트이미지 제공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기도 안성교육지원청 소속 50대 공무원이 사망 2년여 만에 순직으로 인정받았다.

7일 노무법인 봄날의 박종태 노무사에 따르면 안성교육지원청 소속 공무원 A씨의 유족은 전날 인사혁신처로부터 순직 결정 통지문을 받았다.

인사혁신처는 '직장 내 괴롭힘 등 업무상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돼 발생한 질병 또한 공무상 질병의 유형에 포함된다'는 순직 청구 사유를 합당하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유족은 박 노무사를 통해 "지금이라도 순직이 인정돼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이 일은 숨진 내 가족(A씨) 개인의 일이 아니라 교육계에 종사하는 모든 교직원의 노동 환경과 관련된 일인 만큼 순직이 인정됐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숨진 A씨가 남긴 메모. 연합뉴스

A씨는 2021년 10월 2일 오전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이던 안성의 한 폐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인근에 주차된 A씨 차 안에서는 흰색 편지 봉투 겉면에 자필로 쓴 "내가 죽으면 갑질과 집단 괴롭힘 때문이다"라는 메모가 발견됐으며, 유족들은 A씨가 수개월 전부터 직장 내에서 집단 괴롭힘을 당했고, 부서장에게는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박 노무사는 "최근 교육 현장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 갑질, 따돌림, 민원 등에 시달리다가 상담을 요청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A씨의 순직 인정을 계기로 교사, 집배원, 경찰관, 구급대원 등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공공분야 감정 노동자들이 권익을 보호받을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순진 인정 통지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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