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강 경쟁을 힘겹게 이어가고 있는 두산 베어스는 홈에서 쓸쓸하게 KIA 타이거즈의 9연승 잔치를 바라봐야 했다.
KIA가 13안타를 뽑을 동안 무기력했던 두산 타선은 5안타에 그치며 1점밖에 내지 못했고, 믿었던 곽빈마저 3⅓이닝 동안 홈런 2개를 포함, 9안타를 내주며 무너졌다.
시즌 전적 55승 1무 56패. 시즌 승률 5할까지 깨져 버렸다. 지난달 말 3연패 후 3일 롯데전 승리를 통해 분위기를 바꾸는 듯 싶었지만, 이후 다시 연패 늪에 빠졌다. 최근 다섯 경기서 고작 1승뿐이다.
그렇다고 순위 경쟁을 하고 있는 상대에게 10연승까지 내줄 순 없다. 어떻게 해서든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한다.
두산 이승엽 감독이 과감히 꺼내든 카드는 '3번 타자' 박지훈이다.
이 감독은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KIA와의 3차전을 앞두고, 3번 타자 자리를 바꾼 것에 대해 "지금 3번 타자로 나가는 선수들이 꾸준하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가 많지 않다"며 이유를 밝혔다.
이 감독은 이어 "지금 스타팅으로 자주 나가는 선수들로는 결과가 안 나온다"며 "결과가 안 좋을 때에는 신예, 어린 선수들이 한 번씩 나오는 게 분위기도 급반전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감독이 선택한 '급반전 카드'는 박지훈이다. 박지훈은 6일 경기 9회 말 1사 2루 상황에서 좌전 적시 2루타로 1점을 뽑아내, 팀의 영봉패를 막았다. 박지훈은 이번 시즌 2타수 1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감독은 박지훈에 대해 "어제 안타 하나 쳤다고 3번으로 나가는 건 아니다. 연습할 때도 좋았다"며 "내보내는 김에 양의지 앞에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지훈은 경기 출전할 수 있는 찬스가 많지 않아서 한 타석 밖에 못 나갔었는데, 연습하는 것을 지켜봤을 때 충분히 수행해 내는 모습을 봤고, 좋은 타격을 하는 선수라고 느꼈다"며 "오늘 기회를 잘 잡았으면 좋겠다"고 독려했다.
이 감독은 긴 슬럼프에 빠진 김재환이 돌파구가 됐으면 좋겠다는 속내도 내비쳤다. 이 감독은 "김재환이 돌파구가 되면 좋을 텐데, 지금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며 "원래 모습을 찾아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 팀도 답답하지만 본인도 답답할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여러 노력을 하고 많은 방법을 쓰고 있지만, 아직 결과로 나오지 않는다"며 "빨리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겠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