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는 너무 빨랐다…류현진, 하루에 3도루 허용 '낯선 경험'

메이저리그 토론토 류현진. 연합뉴스

2013년부터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활약한 류현진은 통산 1032⅓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도루를 8개(실패 횟수도 8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세트 포지션에서 자연스럽게 1루를 바라보는 왼손투수의 장점을 살려 뛰어난 주자 견제 능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류현진은 7일(한국시간) 미국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원정경기에서 5이닝 동안 도루 3개를 허용하는 낯선 경험을 했다.

류현진은 3회말 1사 1루에서 오클랜드 유격수 닉 앨런에게 기습적인 2루 도루를 허용했다. 이날 류현진과 배터리를 이룬 포수는 백업 타일러 하이네만이었다. 주전 안방마님 대니 잰슨은 부상자 명단에 올라있다.

류현진은 5회말 한 명에게 도루 2개를 허용했다. 상대는 아메리칸리그 도루 부문 선두를 달리는 '대도' 에스테우리 루이스였다.

루이스는 5회말 선두타자 안타로 출루한 뒤 여유있게 2루를 훔쳤다. 리드 폭을 서서히 넓혀가는 루이스의 움직임에 토론토 배터리가 대응하지 못했다.

루이스는 2사 2루에서 놀라운 기지를 발휘했다. 라이언 노다의 타석 때 류현진의 공을 받은 포수 하이네만이 다시 류현진에게 공을 던져주는 찰나의 순간을 노려 3루를 훔친 것이다.

류현진은 후속타를 막아내고 실점없이 이닝을 끝냈지만 '대도' 루이스의 탁월한 주루 센스에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류현진이 도루로 인해 허용한 점수는 없었다.

루이스는 이날 도루 2개를 추가하면서 시즌 58개를 기록, 아메리칸리그 신인 최다 도루 부문에서 이치로(2001년 56개)를 제치고 단독 2위가 됐다.

루이스는 7월 초부터 약 한 달 동안 부상 때문에 결장했음에도 아메리칸리그 도루 부문 1위를 빼앗기지 않았을 정도로 올 시즌 눈부신 도루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선수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는 베이스 크기의 증가, 견제 횟수의 제한 등으로 인해 발이 빠른 주자의 전성시대가 열렸다. 그럼에도 류현진은 이날 경기 전까지 단 1개의 도루도 허용하지 않으며 변함없는 도루 억제력을 자랑해왔지만 이날 상대한 루이스는 빨라도 너무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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