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탁구가 안방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최강 중국에 막혀 우승이 무산됐지만 단체전 은과 동메달을 수확했다.
주세혁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탁구 대표팀은 6일 강원 평창돔에서 열린 '2023 평창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단체전 4강전에서 중국에 결승행 티켓을 내줬다. 매치 스코어 0 대 3 패배를 안았다.
2회 연속 우승이자 4회 연속 결승행이 무산됐다. 한국은 2017년 우시, 2019년 욕야카르타 대회 남자 단체전에서 2회 연속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수확한 바 있다. 2021년 카타르 대회 때는 금메달을 따냈다.
3위로 이 대회 통산 10번째 동메달을 따낸 데 만족해야 했다. 이 대회는 결승전만 치르고 3, 4위 결정전은 없어 4강전에만 오르면 동메달을 확보한다.
남자 단식 세계 랭킹 9위 장우진, 17위 임종훈, 40위 안재현(이상 한국거래소)이 나섰지만 중국의 벽은 높았다. 2년 전 카타르 대회 때 코로나19로 나오지 않았던 중국은 최강 멤버로 평창 대회에 나섰다.
중국은 세계 1위 판전동과 역대 최고 선수로 꼽히는 마룽(3위), 차세대 에이스 왕추친(2위) 등이 총출동했다. 한국은 1단식에서 에이스 장우진이 나섰지만 세계 2위 왕추친에 게임 스코어 1 대 3(7-11 11-9 6-11 7-11)으로 패했다.
2단식이 아쉬웠다. 왼손 임종훈이 펀전둥과 풀게임 접전을 펼쳤다. 첫 게임을 내준 임종훈은 강력한 백핸드로 2, 3게임을 따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세계 1위의 관록을 넘지 못하고 재역전패했다.
임종훈은 이번 대회 남자 단체전에서 중국을 상대로 유일하게 5게임까지 경기를 펼친 데 만족해야 했다. 안재현도 3단식에서 마룽에 0 대 3(10-12 5-11 8-11)으로 지면서 결승행이 좌절됐다.
장우진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잡지 못한 것은 아쉽다"면서도 "패하긴 했으나 나뿐만 아니라 동료들도 모두 좋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해서, 아시안게임까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남은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종훈은 "결과는 받아들여야 한다. 내가 잘하는 것에 집중했는데 상대가 더 잘해서 진 것"이라고 패배를 인정했다. 이어 "그 차이를 메우고 보완해야 한다"면서 '어려울 때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포인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재현도 "단체전을 지기는 했지만 아직 기회는 남아 있다"면서 "어차피 높은 단계로 가려면 중국 선수들과 만날 수밖에 없다. 대진의 유불리를 따지기 전에 이번 시합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시합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전날 여자 대표팀도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에 막혔다. 2회 연속 은메달을 수확했다.
여자 단식 세계 9위 신유빈(대한항공), 33위 전지희(미래에셋증권), 67위 양하은(포스코인터내셔널)이 나섰지만 중국이 너무 강했다. 신유빈이 1위 쑨잉사에 0-3(8-11 7-11 7-11)으로 졌고, 전지희도 천멍(2위)에 1 대 3(5-11 6-11 11-9 6-11)으로 패했고, 양하은 역시 왕이디(3위)에 0 대 3(1-11 4-11 6-11)으로 완패했다.
신유빈은 "잘 싸웠다는 말은 위로가 되지 않는다"면서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개인전에서는 단체전보다 좋은 경기 내용으로 채워가면서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번 대회 단체전은 중국과 대만의 남자 결승으로 마무리된다. 7일부터는 남녀 단식과 복식, 혼합 복식 등 개인전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