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허위계정이 일부 확인됐다. 경찰청 인증 계정으로 살인 예고글을 올렸던 사건 역시 허위계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6일 블라인드에서 경찰을 사칭해 살인 예고 글을 게시한 혐의를 받는 A씨에게 허위 블라인드 계정을 판매한 30대 중반 B(35)씨를 정보통신망법상 침입죄 등의 혐의로 지난 1일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A씨는 지난달 31일 검찰에 구속·송치됐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올해 초 이직하려는 회사의 분위기와 근무환경 등을 파악하기 위해 블라인드 계정을 구하던 중 허위 이메일 주소로도 블라인드 계정을 생성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
B씨는 5년 이상 IT회사에서 개발 업무를 담당한 인물로, 일부 이메일 보안 기술이 취약한 사이트의 허위 이메일 계정을 생성해 블라인드의 인증 방법을 통과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누구나 이런 방식으로 이메일을 발송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며 "피의자가 (보안기술을) 우회해서 허위 이메일 주소로 메일을 발송하는 방법을 알아냈다"고 설명했다. 현재 문제의 사이트 이메일 인증 방식은 막혔다.
B씨는 2023년 6월 말부터 8월 초까지 대기업과 공공기관 인증 계정 100개를 만들어 온라인으로 판매해 약 5백만 원 상당의 수익을 올렸다. 보통 1개 계정당 5만 원에 거래했으며, 살인 예고글에 사용된 경찰 계정을 포함해 경찰 계정은 총 3개였다.
B씨는 경찰 계정으로 살인 예고글이 올라왔다는 뉴스를 접한 뒤 본인이 허위로 생성한 계정이 사용됐을 수 있다는 생각에 블라인드를 탈퇴했다.
경찰은 B씨에게 허위 계정을 사간 나머지 사람들에 대한 수사도 확대할 방침이다. 다만, 허위 계정에 대한 접속 기록 등은 미국에 있는 블라인드 본사 측이 가지고 있어 관련 기록을 요청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블라인드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수상한 계정을 삭제한다"면서 "살인 예고 글에 사용된 계정 역시 영구조치가 됐다는 언론 보도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A씨는 블라인드에서 허위 계정으로 활동하던 중 누군가 자신의 게시글에 악플을 달자, 블라인드 측에 조치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블라인드를 난처한 상황에 빠뜨리기 위해 살인 예고 글을 작성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살인 예고 게시자를 끝까지 추적하고 검거하는 등 적극적인 수사를 통해 사회적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