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격이 아시안게임의 효자 종목으로 명성을 누릴 때가 있었다.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금메달만 13개를 획득했고 4년 뒤 인천 대회에서도 금메달 8개를 차지했다.
사격 대표팀은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금메달 3개, 총 메달 12개(은메달 4개, 동메달 5개)를 획득했다. 중국(금메달 8개, 총 메달 15개)에 이어 사격 종합 2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이뤘지만 인도(금메달 2개, 총 메달 9개)라는 신흥 강국의 거센 도전을 받았다.
오는 23일 개최되는 제19회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은 금메달 3개 획득을 목표로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강호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겠다는 각오다.
홍승표 사격 대표팀 총감독은 5일 온라인을 통해 진행된 아시안게임 미디어데이에서 "(최근에 끝난) 세계선수권 대회에 출전해보니 중국과 인도의 경기력이 한 단계 위였다"며 "우리도 아시안게임 선발전 이후 많은 준비를 했다. 목표인 금메달 3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홍승표 감독은 단체전보다는 개인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10m 러닝타겟의 정유진, 50m 소총 3자세 종목의 이은서, 25m 속사권총의 송종호 및 단체전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아시안게임 사격 30개의 세부 종목에 35명의 선수를 출전시킨다. 사격은 대회 개막 다음 날인 24일부터 10월 1일까지 열린다.
예전에는 한국과 중국 사격이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강세를 보였다면 최근에는 국제 무대에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인도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홍승표 감독은 "5년 전부터 대한민국의 시스템을 벤치마팅했고 국가적으로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몇몇 종목에서는 중국을 추월했다"며 향후 아시아 최강으로 군림하는 중국 사격을 넘볼 위치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대로 개최국 중국은 오히려 고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사격은 멘탈이 중요하다"는 홍승표 감독은 "자국민들 앞에서 경기를 하면 긴장감 해소가 어려운 문제가 될 수 있다. 작년에 아시아선수권을 했는데 금메달을 2개밖에 못 땄다. 홈 그라운드의 이점은 정신적인 부분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말했다.
찰나의 순간 승부가 결정되고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사격 종목에서는 현장의 분위기를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대표팀에게는 경기가 열리는 중국 푸양 실버 레이크 스포츠센터를 사전 답사할 기회가 없었다.
홍승표 감독은 "현지 사격장 답사는 불가"했다며 "본선 경기를 통해 8명이 결선에 오르게 되는데 결선 위주로 승부를 띄우려고 한다. 결선 훈련을 주 훈련으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현재 대표팀은 결선 훈련장이 마련돼 있는 창원국제사격장에서 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