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터' 논란의 임옥상 조형물 2점…결국 철거

남산 '기억의 터'에서 철거되는 임옥상의 '대지의 눈' 조형물. 서울시 제공

작가가 성추행 유죄 선고를 받으면서 존치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었던 위안부 피해자 관련 조형물 2점에 대한 철거가 완료됐다.
 
서울시는 남산공원 일제통감관저터 '기억의 터'에 설치된 임옥상 작가의 조형물 '대지의 눈'과 '세상의 배꼽' 등 2점을 5일 오전 철거했다고 밝혔다.
 
임옥상 작가가 지난달 17일 강제추행 혐의로 1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자 서울시는 "전쟁 성범죄 피해로 평생을 고통받아온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공간에 성추행 유죄 판결을 받은 작가의 작품을 존치하는 것은 위안부를 모욕하는 일"이라고 철거 방침을 밝혔다.
 
남산 '기억의 터'에서 철거되는 임옥상의 '세상의 배꼽' 조형물. 서울시 제공

시는 또 지난 8일과 9일 이틀동안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5%가 작품을 철거해야 한다고 응답한 반면 정의기억연대 등의 주장대로 작가 이름만 삭제하고 전체 조형물을 존치해야 한다는 의견은 23.8%에 불과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기념공간인 '기억의 터'가 시민 모금 등을 거쳐 조성된 공간이라는 점을 고려해, '기억의 터'는 유지하되 임 작가의 작품만 철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의기억연대는 "기억의 터 건립추진위가 성폭력 가해자는 지우되 건립의 의미를 이어갈 수 있는 대안을 서울시와 협의 중이었는데 갑자기 기습철거 방침을 밝혔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기억의 터 공간을 어떻게 재조성할지 로드맵을 먼저 제시해야 하는데 다급하게 작품을 철거하겠다는 서울시의 의도를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의기억연대 제공

정의연과 여성단체들은 전날인 4일 기억의 터에서 철거 반대 집회를 열고, 조형물을 보라색 천으로 덮으며 철거 시도를 저지한 바 있다.

이에대해 서울시는 조형물이 철거된 자리에 조성 당시 관계자와 전문가의 제안을 받고 공공미술위원회의 자문 등을 거쳐 새로운 콘텐츠로 채우는 등 방안을 마련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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