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영케이의 '레터스 위드 노트'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취재진과의 대면 인터뷰는 약 4년 만이었고, 무엇보다 '군필자'가 되어 처음 맞이하는 자리였다. 전역은 올해 4월에 했지만, 자연스럽게 군대 이야기가 나왔다.
카투사로 복무한 게 가수 활동에도 영향을 미치냐는 질문에 영케이는 "복무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던 거 같다. 연예계 생활을 하면 아무래도 제가 만나는 사람들의 풀이 좀 제한적인데, 거기에서는 그곳이 아니었다면 만나지 못할 사람들을 만났다"라고 답했다.
이어 "미군들하고도 많이 생활하다 보니까 미군 친구들의 마인드… 베스트 올 컴피티션, 최고 전사 대회 나갔을 때 스스로 도전하고 한계를 마주하다 보니까 다녀와서도 '뭔가 이겨낼 수 있다'라는 마음가짐을 갖게 된 거 같다"라고 부연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데이식스 멤버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 것이다. 각각 복무 중이었던 원필, 도운과 함께 KBS2 '불후의 명곡' 준비를 같이했다. 영케이는 "함께 지내고 합주했던 경험, 그것도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라고 말했다. 또 하나는 '최고 전사 대회' 출전이다. 그는 "많이 한계에 부딪혔다. 대회 중에 코를 긁지도 않았는데 쌍코피가 팡 터지더라"라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복무 중에 좋은 기회로 무대에 섰던 영케이는, 전역하고 나서 되도록 빨리 무대에 오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는 "몇 번 서다 보니까 내가 무대를 참 그리워하는구나 하고 다시 깨닫게 된 것 같다. 마이데이(공식 팬덤명)분들 얼굴 보고 함성 듣고 싶었다"라며 "저도 그 무대 위에서 소리를 지르면서 한을 좀 푼다. 스트레스도 풀고. 그런 것들이 가장 그리웠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새 앨범 첫 번째 트랙인 '오늘만을 너만을 이날은'은, 보고 싶었던 팬들에게 영케이가 건네는 편지 같은 가사가 인상적이다. 영케이는 "돌아와서 처음 무대에 서는 순간을 눈감고 떠올리면서 쓴 것 같다. 그래서 (가사) 처음이 '떨리네/괜찮을 것 같았는데/막상 널 눈앞에/두니까 달라'다"라고 설명했다.
영케이는 "'이것밖에는 없다'는 스케치 단계에 트랙이 있고 그 위에 멜로디 얹은 상태에서 (홍)지상 작가님과 얘기하다가, 제 성향 중 하나가 좀 놔버려도 되는 것들을 잘 놓지 못하는 게 있어서 그걸 곡으로 표현하면 좋을 것 같았다. 사라져가서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놓지 못하고 있는 장면을 그려냈다. 이 곡 또한 많은 수정을 거쳤고 편곡도 많이 바꿨다"라고 작업기를 들려줬다.
흘려보내야 할 것을 못 놓는 성향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달라고 하니, 의외의 답이 튀어나왔다. 영케이는 "고거는 이제… 일적인 것도 그렇지만 먹는 것에 대해서…"라고 해 웃음이 금세 번졌다. 그러면서 "남겨도 되는 걸 끝까지… 제가 남기는 걸 별로 안 좋아해가지고 끝까지 먹는 것, 고런 것들이 포함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데이식스 멤버들은 영케이의 정규 1집을 들었을까. 영케이는 "성진이 형이 전 곡을 들은 상태다. 리드미컬한 곡들이 잘 어울린다고 얘기해주고 좋은 얘기와 응원의 메시지를 줬다. 나머지 멤버들에게는 다 들려주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현재 성진, 영케이, 도운이 차례로 군 복무를 마쳤고, 원필도 곧 전역할 예정이다. 데이식스 완전체 활동은 언제쯤 가능할까. "데이식스는 돌아옵니다. 데이식스는 돌아오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고요. 다음에 나올 앨범은 멋질 겁니다. 아직 뭐가 있는 건 아니지만 (웃음) 아마 멋질 겁니다."
그는 "제가 낼 수 있는 느낌과 멤버들이 낼 수 있는 느낌이 다르고, 그렇기 때문에 제 색을 더 찾아나가는 과정인 거 같다. 제가 어떤 걸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더 고민 많이 하게 된다. 한동안 제가 목소리에 특색이 없다고 생각해서 '내 강점은 뭐지? 내 보컬로서의 강점은 뭐지?' 하고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라며 "오히려 지금 단계에서는 제가 다양한 느낌을 낼 수 있다는 것 또한 저의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 같다"라고 답했다.
목소리에 특색이 없다는 건 본인의 생각인지 재차 물었다. 영케이는 조금 쑥스러운 듯한 기색이었다. 그러면서 "제가 생각하는 거다. 근데 데이식스 앨범들이 나왔을 때 '누구 목소리 확 튀더라' 할 때, 제 목소리가 튄다는 이야기는 많이 듣지 못했던 것 같다. 다른 멤버들에 비해서"라고 설명했다.
'어떻게 하면 음악을 더 오래 하고 무대에 더 설 수 있을까'. 영케이를 관통하는 고민이다. "오래 하기 위해서는 너무 당연하지만 잘해야겠죠. 실력적으로도 보컬적으로도 잘 부르고, 작곡가·작사가로서 곡을 잘 쓰고 그런 것도 있지만 뮤지션으로서 아티스트로서, 무대든 음악으로든 사람들에게 잘 와닿게 하는 것 또한 필요한 것 같아요. 기대될 수 있게 열심히 하겠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