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데이식스(DAY6)로 데뷔한 후 6년 만에 솔로로 데뷔한 영케이는 첫 번째 정규앨범 '레터스 위드 노트'(Letters with notes) 발매를 기념해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이것밖에는 없다'를 포함해 신곡 11곡이 담겼다. "가수가 얼굴을 비추기 위해서는 앨범을 내는 게 가장 큰 이유"라고 한 그는, "좋은 곡을 많이 담아 빨리 들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정규앨범을 계획한 것은 아니었다. "그냥 좋은 곡들 많이 쓰고, 어떤 것이 발매될지 그다음부터는 저의 결정만이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밝힌 영케이는 "컨펌(확정)이 난 곡이 정규 곡수 11곡으로 결정됐다. 그래도 매번 쓸 때마다 애정을 가지고 열심히 쓴 곡이니까 많이 들려드려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레터스 위드 노트'라는 앨범명처럼, 이번 앨범은 "음가가 있는 편지"다. 노래하는 가수이자, 가사를 쓰는 작사가, 곡을 만드는 작곡가라는 여러 역할을 해내는 영케이는 여러 가지를 고민했다.
그는 "작사가로서 글자들을 적어나갈 때 이 글자들이 어떻게 하면 음에 더 잘 어울릴까 생각 많이 한다. 곡에 잘 어울리는 게 최우선이고 그 글자들로서 울림을 줄 수 있는가를 생각하게 되는 것 같은데, 그게 완성된 게 이 편지라고 생각한다. 곡마다 전하고 있는 스토리가 다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놓고 본다면 분명히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고,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만약 아픔을 이야기하더라도 거기에서 위로를 전하고 싶은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것밖에는 없다'가 타이틀곡이 됐다. 오랫동안 음악 작업을 함께한 동료인 홍지상과 공동 작사·작곡한 노래로, 사랑의 감정은 한층 깊어졌지만 정반대 상황에 놓인 화자의 심경을 표현한 곡이다. 사랑을 지키고자 어떤 노력을 해도 상대의 마음을 돌릴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밖에는 없다'고 하는 내용이다.
당사자인 아티스트에게도 타이틀곡 선정 이유를 알려주지 않냐고 물으니, 영케이는 "한 분이 정하는 게 아니다. 어느 점수를 넘어야 하는 거라서, 점수가 저에겐 이유가 되는 거다"라고 답했다. 몇 점인지는 따로 물어보지 않았다고. 그는 "만드는 자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하고, 그다음부터는 대중과 많은 리스너에게 다가가는 거다. 그분들의 모든 생각을 다 읽을 수 없고 취향도 달라서 설문과 시스템을 통해 정해지는 거라 제가 결정 내리는 것보다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왜 타이틀곡이 되었을까. 영케이는 "컨펌 시스템을 생각해 봤을 때 많은 분들의 귀를 사로잡지 않았나 예상해 본다. 시기적인 것도 있을 것 같고, 이 앨범 전체에서 가장 임팩트 있는 노래이기도 하다"라고 가늠할 뿐이다. 점수를 매겨달라는 요청에는 "다 백 점 주고 싶다"라고 웃었다. 그러다가 이내 "아니 95점으로 하겠다. 사실 매번 솔직히 부족함을 느끼기도 했고, 그렇기 때문에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바라봤다.
입대 전 냈던 솔로 첫 미니앨범 '이터널'(Eternal) 발매 당시 한 잡지 인터뷰에서 영케이는 본인의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이번 앨범의 만족도가 궁금했다. 그러자 "부족함은 하면 할수록 더더욱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작업하면서도 내가 이런 부분이 참 부족했구나 한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어 "전 데이식스 앨범도, (제) 첫 번째 앨범도 이번 앨범도 다 그때그때 저의 최선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음악적 스펙트럼이 묻어나는 곡을 골라달라는 요청에 영케이는 '어…'라고 말끝을 흐린 후 잠시 생각에 빠졌다. 최엘비가 피처링한 '소울'(SOUL)은 '소울 충만' '영혼 없다' 할 때 그 '소울'에서 나온 게 맞다. 영케이는 "'소울'이란 단어를 갖고 영혼 없다는 쪽으로 접근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 풀어나갔다"라고 말했다.
이어 "'렛 잇 비 서머'(let it be summer)는 평소에 제가 하던 음역보다도 더 내려간 저음역을 로킹하게 표현하려고 했다. '플레이그라운드'(playground)에서는 보컬적 재미를 주기 위해서 많이 노력했다. 제가 보컬리스트로서 다양한 장르의 반주가 생겼을 때 고거에 대응하고 표현하는 데 있어서 리듬, 톤적으로 평소에 많이 들어보고 연구한 만큼 (결과가) 잘 나온 것 같다"라고 자평했다.
수록곡 중 '스트레인지'(STRANGE)는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를 보고 '스트레인지'라는 단어가 마음에 들어 시작한 곡이다. 영케이는 "스트레인지? 이상하다? 이상한 게 그래서 뭔데? 하고 생각하다가 이상한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나는 이상한 건가 하는 생각의 흐름으로 인해 멜로디와 가사가 먼저 나오고 그다음에 반주를 냈다"라고 말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