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학교에 가지 않는 것은 마음이 아픈 선생님이 없는 세상을 응원하기 위해서야"
서이초 교사 49재이자 공교육 멈춤의 날인 4일 다수의 학부모가 '교외 체험학습 신청서 제출'로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다. 교육부의 중징계 방침으로 학교차원의 재량휴업(임시휴업)이 어려워지자, 멈춤의 날에 참여하는 교사의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다.
8살 자녀를 둔 학부모 유 씨는 '공교육 멈춤의 날'을 앞두고 가정 학습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4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선생님이 행복하지 않으면 아이가 무엇을 배우겠나"라며 "오늘은 아이와 가정에서 존중과 예의를 다루는 책을 보며 '학교의 의미'를 생각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이가 어떻게 이해했냐는 질문에 그는 "함께 집회 영상을 보며 '마음이 아파 교실을 떠나는 선생님이 늘어나고 있고, 오늘은 마음이 아픈 선생님이 없는 세상을 응원하기 위해 학교에 가지 않는 거야'라고 말하니 아이가 '(선생님들 아프고)그러면 안된다'더라"고 말했다.
당초 서이초 교사의 49재인 오늘을 재량휴업일로 지정할 계획이 있는 학교가 400여 곳이 넘었지만, 교육부가 교사의 집단행동에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며 참여 학교 수는 30여 곳으로 크게 줄었다.
다만 연가·병가 등을 사용해 '공교육 멈춤의 날'에 참여하겠다는 교사들이 많은 상황이기에 일부 학교에서는 단축 수업·자체 프로그램 등을 공지하고 학부모에게 현장 체험학습을 권유했다.
이에 '공교육 멈춤의 날'을 지지하는 학부모들의 '체험학습 신청서 제출 인증글'이 온라인에 이어지고 있다.
학부모들이 공유한 '체험학습 신청서'를 보면, 목적에는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9.4 공교육 멈춤의 날 참여', '공교육 정상화 지지' 등이 적혀있다. 학습 계획으로는 '안전한 학교를 위해 할 수 있는 행동 알아보기', '교사의 가르칠 권리와 학생의 배울 권리 알아보기', '서이초 선생님 추모하기' 등이 있었다.
신청서와 함께 메시지를 남겨 마음을 전한 학부모도 있었다. "공교육 정상화의 날을 지지하며, 교권회복을 염원합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선생님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며 늘 사랑으로 함께해 주시길 응원합니다"고 적었다.
다수의 지역 맘카페에도 '체험학습 신청서' 제출 참여를 독려하는 글이 올라왔다.
고양시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는 "가정에서 아이들과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이야기하며 하루를 보낸다면, 그것이야말로 이번 사태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시위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제안했다.
반면, 이런 상황이 불편하다는 학부모도 있었다. 한 학부모는 "여건이 안돼 등교를 시켜야하는데 체험 학습만 지지 의사로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아이에게 충분히 '교권'에 대해 가르쳤고 4일엔 검은 옷을 입혀 보낼 계획"이라고 남겼다. 또 다른 학부모는 "이 시위가 누구를 위한 건지 모르겠다. 가정 보육이 힘든 집들도 많은데…"라며 씁쓸해했다.
한편, 오늘 국회 앞에서 '공교육 멈춤의 날' 시위가, 서이초 강당에서는 '49재 추모제'가 서울시 교육청 주최로 열린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현장의 공백을 막기 위해 장학사와 교육 행정직원 등 9백명가량을 일선 학교에 파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