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밀매조직의 영향력 확대로 사회 불안을 겪고 있는 남미 에콰도르에 치명적 마약 펜타닐이 유통되고 있다는 정황이 나오고 있다.
3일(현지시간) 현지 일간지 엘우니베르소와 중남미 매체 인포바에에 따르면 이 나라 최대 도시인 과야킬에서는 최근 도심에서 펜타닐에 중독됐을 때와 유사한 모습의 사람들이 주민들에 의해 계속 발견되고 있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거나 구부정한 자세로 한동안 움직이지 않는 '좀비' 같은 상태인데, 일부 주민들이 동영상이나 사진으로 그들을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공유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에서 '아체'(스페인어로 알파벳 H)라고 부르는 이 마약은 기존에 이 나라에서 주로 적발된 코카인·헤로인과는 다른 성분까지 함유된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전문가는 전했다.
마약 중독치료 전문가인 훌리에타 사그나이 의사는 엘우니베르소 인터뷰에서 "일부 환자는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았고, 평균 해독 시간은 기존 10일에서 28일까지 늘어났다"며 "아직 증거는 없지만, 의심의 여지 없이 펜타닐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포바에는 '에콰도르에 경고음: 중국산 펜타닐이 이미 에콰도르에 유통되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넘어가는 것으로 지목된 중국산 펜타닐이 에콰도르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놨다.
사그나이는 "기존 '아체'는 색깔이 회색이었지만, 최근에 확인되는 것은 주황색"이라며, 어떤 다른 새로운 화합물이 들어 있는지 분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과야킬 당국은 일부 환자를 대상으로 펜타닐 중독 검사 절차를 밟는 한편 '아체' 성분 검사도 진행하고 있다.
애초 진통제로 개발된 펜타닐은 중독성이 매우 강한 마약류로, 헤로인보다 50배 이상 독성이 있어서 오·남용하면 치명적이다. 코카인처럼 식물을 재배하는 데 드는 시간이 필요 없는 데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을 제조할 수 있어서, 국제적으로도 차단과 단속에 애를 먹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