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와 강동원은 지난 2010년 '의형제'에 이어 지난해 '브로커'로 호흡을 맞춘 영화계 베테랑들이다. 두 사람은 따로, 또 같이 출연작 흥행을 잇따라 견인하면서 한국영화 위상을 높여 왔다. 이러한 두 배우의 맞대결이라는 데서 '거미집'과 '천박사'는 남다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먼저 '거미집'은 송강호가 김지운 감독과 '조용한 가족'(1998), '반칙왕'(2000),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밀정'(2016)에 이어 다시 한 번 손을 맞잡은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 영화는 1970년대를 배경으로, 다 찍은 영화의 결말만 다시 찍으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감독 김열(송강호)이 검열, 자신을 이해 못하는 배우·제작자 등 악조건 속에서도 촬영을 밀어붙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기필코 걸작을 만들고 싶은 김열 캐릭터로 분한 송강호는 회의와 자학, 열정과 재능, 현실의 악조건 사이에서 복잡하게 뒤엉키는 감정들을 실감나게 그려낸 것으로 전해진다.
김지운 감독은 "송강호라는 배우는 어떤 역할, 어떤 대사를 줘도 인간적이고 생기 있는 순간을 만들어낸다"며 "일시에 공간을 장악하고 얼어붙게 만들고 또 유연하게 풀어낸다. 그 누구를 통해서도 실현할 수 없는 나의 영화적 비전을 모두 표현해 줬다"고 극찬했다.
다음으로 '천박사'는 귀신을 믿지 않지만 귀신 같은 통찰력을 지닌 가짜 퇴마사 천박사(강동원)가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강력한 사건을 의뢰 받으면서 펼쳐지는 여정을 담는다.
극중 가짜 퇴마사 천박사는 기민한 상황 판단력에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위기 대처 능력까지, 상황을 쥐고 흔드는 타고난 솜씨로 온갖 미스터리한 의뢰를 해결한다. 의뢰인들의 간지러운 부분을 콕 집어내는 통찰력과 혼을 쏙 빼놓는 말빨은 그의 전매특허다.
강동원은 "천박사는 언변이 굉장히 뛰어나서 사기꾼처럼 보이지만 어떤 비밀을 품고 있는 캐릭터"라고 전했다. 사건 깊숙이 들어갈수록 변화하는 천박사 캐릭터의 폭넓은 감정선을, 강동원이 세밀하게 그려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강동원이 펼치는 검술 액션도 볼거리로 꼽힌다. 이건문 무술감독은 "강동원 배우 특유의 풍채와 아우라가 있어 대역을 쓸 수 없었던 터라 (강동원이) 모든 액션을 직접 소화했다"고 전해 기대감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