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향한 몸짓" 전국 춤짱들의 격돌 '댄스 스피릿' 수원서 성료

청소년 댄스대회 '댄스 스피릿 인 수원'
전국 각지서 몰려든 춤꾼들의 본선 무대
수원시 참가자 위해 '케이팝' 종목 신설
배틀·올장르·케이팝 3개 부문으로 '확대'
청소년어울림마당 연계해 '야외'로 확장
참가자·관람객↑…전국 댄스대회로 안착
이재준 수원시장 "신흥 댄스 성지 우뚝"
이병규 이사장 "꿈·열정으로 성장 기대"

케이팝 퍼포먼스 부문 참가자들의 공연 모습. 수원시청소년청년재단 제공

경기 수원시 도심 공원의 대규모 공연장. 앳된 얼굴의 학생들이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줄지어 무대에 올랐다.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쩌렁쩌렁한 음악과 함께 울긋불긋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자, 이내 참가자들은 비장한 표정으로 돌변했다.
 
열 명 안팎의 중·고등학생으로 구성된 팀들은 힙합패션부터 개량 한복까지 저마다의 특성을 살린 단체복을 차려입고 오와 열을 바꿔가며 군무를 펼쳤다.
 
최신 가요는 물론 HOT의 '캔디'와 같은 2000년대 전후 유행했던 일명 '올드 케이팝' 등 다양한 국내 대중음악에 맞춘 단체 율동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원곡 가수(그룹)의 춤을 변형한 방송댄스와 팝핀, 신명나는 스윙과 절도 있는 크럼프 등 다채로운 장르로 전문 댄서 못지않은 실력을 뽐냈다.
 
2일 '2023 전국 청소년 댄스 경연대회 댄스 스피릿 인 수원' 본선이 수원제1야외음악당에서 열렸다. 수원시청소년청년재단 제공

응원하러 온 친구들을 비롯해 나들이를 나왔다 화려한 춤과 멜로디에 이끌려 관객석을 가득 메운 지역주민들은 자로 잰듯한 칼군무가 나올 때마다 함성을 질렀다.
 
권선동 주민 이수민(39·여)씨는 "어린 자녀와 함께 산책 나왔다가 공연을 보게 됐는데 춤 실력이 좋아서 아이가 '아이돌이냐'고 물어볼 정도였다"며 "우리 지역에서 이런 큰 대회가 열려 자랑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케이팝' 신설, 외연 넓힌 '댄스 스피릿 인 수원'

 
2일 '2023 전국 청소년 댄스 경연대회 댄스 스피릿 인 수원' 본선 무대에 오른 올장르 퍼포먼스 부문의 한 참가팀 공연 모습. 수원시청소년청년재단 제공

아이돌 스타와 국가대표 댄서를 꿈꾸는 청소년들을 위한 전국 춤 경연대회가 해마다 수원특례시에서 열려 관심이 쏠린다.
 
2일 수원시청소년청년재단은 수원청소년문화센터 등과 함께 준비한 '2023 전국 청소년 댄스 경연대회 댄스 스피릿 인 수원' 본선을 이날 수원제1야외음악당에서 개최했다고 밝혔다.
 
본선은 수원지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처음 도입한 '케이팝 퍼포먼스' 부문 10팀의 무대로 시작됐다. 재단은 개최지 학생들(재학·거주 기준)의 참가 수요에 맞춰 종목을 기존 2개에서 3개로 늘렸다.
 
이어 이날 현장 예선을 통과한 '배틀' 부문 8팀과 사전 예선심사를 거친 '올장르 퍼포먼스' 부문 8팀의 치열한 경연이 진행됐다.
 
퍼포먼스 팀들은 기하학적인 무늬의 레이저 불빛을 배경으로 박력 넘치는 익스트림댄스와 여러 장르를 뒤섞은 퓨전 댄스 등 과감한 단체 동작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배틀에서는 두 명씩 짝을 지어 오른 팀들이 레인보우와 에어플레어, 나인틴콤보 등 현란한 개인기를 뽐내며 상대를 경계하는 표정과 몸짓으로 춤 대결을 벌였다.
 
올장르 퍼포먼스 부문의 한 참가팀 공연 모습. 수원시청소년청년재단 제공

퍼포먼스가 단체율동의 독창성과 협동성 등이 관건이었다면, 배틀은 각 팀원의 표현력과 기술 난이도가 주요 평가 기준이었다.
 
오철제(플로우엑셀 F.E) 심사위원장은 "얼마나 자신의 몸을 잘 갖고 노는지, 창의적인 움직임과 선을 만들어냈는지 등을 기준으로 우열은 가렸다"면서도 "열정만큼 모든 참가자들의 실력도 빛나는 대회여서 심사하기가 어려웠다"고 심사평을 전했다.
 
이번 대회에는 모두 97팀, 484명이 참가했다. 올해 3회째로 해마다 참가인원이 20%가량씩 늘고 있다. 참가 대상은 댄스에 관심 있는 전국 만 14세~24세 청소년이다.
 
지난 2021년 첫 회 본선이 코로나19 여파에 비대면(생중계)으로 치러진 반면, 지난해 대면·비대면 병행에 이어 올해는 야외무대에서 청소년어울림마당 행사와 연계돼 2천여 명의 관객이 몰리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배틀 부문 참가자들이 심사위원들 앞에서 열띤 춤 대결을 펼치고 있다. 수원시청소년청년재단 제공

본선에 오른 26개 팀에게는 모두 수상 기회가 주어졌다. △수원시장상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이사장상 △수원시청소년청년재단이사장상 등으로 총 상금은 1천만 원 상당이다.
 
대상에 해당하는 수원특례시장상은 수원장안 청소년문화의집 소속인 '베스티'(케이팝), '엔로시가스터'(배틀), '노립'(올장르)이 각각 차지했다.

베스티의 리더인 홍예인(대평고) 양은 "새로 생긴 케이팝 종목으로 우승해서 더 의미가 크다"며 "자신감이 커져서 앞으로 춤 연습도 더 잘 될 것 같다. 인생에 중요한 전환점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수상 소감을 남겼다.
 

케이팝 스타·국가대표 댄서로 가는 '디딤돌'

 
브레이크댄스를 스포츠 경기로 만든 '브레이킹'이 2024년 파리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면서, 해당 대회는 국가대표 댄서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기량을 다지고 평가받는 경연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수원지역 청소년들에게는 케이팝 스타로 성장하기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하는 대회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2일 개막식에 참석해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이재준 수원특례시장 모습. 수원시청소년청년재단 제공

후원 기관인 수원시는 전국 단위 행사인 점을 감안해 대회 규모를 점차 확대해 왔다. 올해는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동아방송예술대학교, 백석예술대학교 등이 함께 후원에 참여했다. CBS는 제작·송출 등을 맡았다.
 
개회식에 참석한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청소년의 꿈이 시작되는 젊은 도시 수원시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댄스 중심지로 자리매김한 것 같다"며 "우리 젊은 세대들이 대회에서 꿈과 끼를 다져 더 멋진 세상을 맞이하길 기원한다"고 격려했다.
 
이병규 수원시청소년청년재단 이사장도 "꿈이 있고 열정이 뜨거워 더욱 아름답다"며 "끼를 발산하며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심사위원장인 플로우엑셀 F.E가 춤을 선보이고 있다. 수원시청소년청년재단 제공

한편, MC를 맡은 원웨이크루 소속 비보이 '제리'의 재치있는 입담에 따라 진행된 본선 대회에서는 플로우엑셀을 비롯해 유명 댄서들인 심사위원들의 쇼케이스와 비트박스 윙 등의 특별공연도 선보였다.
 
본선 무대는 유튜브 채널 CBS '셔틀콕'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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